日엔화, 150엔 또 넘었다…개입 경계 속 BOJ 정책 변화 기대

달러·엔 장중 한때 150.11엔…이달 들어서만 세번째
日당국 개입 경계도 여전…심리 저항선서 일진일퇴
美 10년물 5% 웃돈 영향…日 10년물도 10년래 최고치
30~31일 BOJ 통화정책 회의 앞두고 변동성 확대할듯
  • 등록 2023-10-23 오후 5:33:17

    수정 2023-10-23 오후 5:35:1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23일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넘어서긴 했지만,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맞물려 일진일퇴 양상을 지속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 달러·엔 환율 및 일본 장기금리는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AFP)


23일 블룸버그통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당 150.11엔까지 상승(엔화가치는 하락)했다. 이후 옵션 관련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오전 7시 12분 경엔 다시 149.84엔대로 하락했다. 이후에도 149.96엔까지 오르는 등 지속적으로 150엔선을 넘봤지만, 저항선을 뚫지는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달 3일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150엔대에 진입했고, 지난 20일에도 달러당 150.0엔을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21일 장중 5.001%까지 상승,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며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2007년 7월 이후 16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달러매입·엔화매도 수요가 증가했다. 달러·엔 환율 상승 압박은 해외시장이 활성화한 시간대에 더 강하다. 작년 1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달러·엔 환율 누적 상승률은 해외 시간대에 25%, 일본 시간대에 4%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일본 금융당국이 대규모 직접 개입에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150엔대 진입 후엔 달러매도 물량이 꾸준히 쏟아지는 등 경계감도 상당하다. 지난해 9~10월 엔화가치가 급락할 당시 일본 금융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무려 약 9조 1000억엔(약 82조원)을 투입, 1998년 이후 약 25년 만에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미쓰비스UFJ 모건스탠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외환 전략가는 “지난해 직접 개입에 대한 기억이 투자자의 뇌리에 뚜렷하게 새겨져 있어 150엔선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은 일본 국채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0.860%까지 치솟아(채권가격은 하락) 2013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일 장기금리 격차는 지속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21일 달러·엔 환율이 32년 만에 최고치인 150.9엔을 기록했을 당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 미일 장기금리 격차는 4%포인트 미만이었다. 하지만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며 현재는 4.1%까지 벌어졌다.

오는 30~31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엔화 약세 및 장기금리 상승 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BOJ는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수정 등을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했지만,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장과 BOJ 내부에선 YCC 정책을 다시 수정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BOJ 통화정책 회의 전까진 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예측했다. 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책 수정) 효과가 나타나는지, 나타나지 않았는지를 보려면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한 만큼, 현실화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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