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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극진한 환대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도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작심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직구’에 일본이 실망하는 모습도 나온다. 일본뿐 아니다. 당장 다음 표적이 된 한국과 중국도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전 무역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이를 거론하는 자체는 예상됐다. 문제는 수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이틀째인 6일 하루에만 세 차례에 걸쳐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문제 삼았다. 오전 미·일 경제인 만남에서 구체적 수치를 들며 불만을 표시한 데 이어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과 회담 후의 기자회견에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작심발언에 실망한 일본 내에선 과도한 대접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6일 미·일 관계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언가를 요구하는 외국 정상은 싫어하는 편”이라며 “대통령 취임 전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아베 총리를 신뢰하고는 있지만 조금만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까지 긴장케 했다. 이날 간담회는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주제였으나 돌연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도 불공정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우방인 일본에서조차 무역적자 해소 의지를 거듭 밝힌 걸 고려하면 ‘무역 전쟁’ 얘기까지 나왔던 중국 방문 땐 트럼프가 어떤 자세로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대중 무역 불균형 해소를 자신의 최대 과제로 꼽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5~7일), 한국(7~8일)을 거쳐 중국(8~10일)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