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7%(347.65포인트) 오른 2만 34.89선에서 마무리됐다. 나스닥 지수가 2만선을 돌파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약 4년6개월만이다.
|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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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선 애플(-0.52%)을 제외한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3.14%), 마이크로소프트(1.28%), 아마존(2.32%), 메타(2.16%) 등은 나수닥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완성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사업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테슬라가 5.93% 급등하는가 하면,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하면서 모기업 알파벳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이날 5.52%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지난 2020년 6월 처음으로 1만 시대를 열었다. 당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성장 둔화를 우려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제로 금리’를 시사했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빠르게 반등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면 IT(정보기술) 분야가 각광받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1971년 지수 출범 이후 1만 돌파까지 49년이 걸린 셈이다.
반면 나스닥지수가 2만선을 넘어서기까지는 4년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2022년 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지수는 2022년 말 오픈AI의 생성형 AI인 챗GPT 공개로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다시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43% 급등했고 올 들어서도 이날까지 35% 넘게 뛰었다.
이 같은 변화는 나스닥 지수의 랠리를 이끈 주역들을 칭하는 명칭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20년엔 ‘마가’(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가 나스닥 우상향 흐름을 주도했다면 지난해부턴 엔비디아, 테슬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추가된 ‘매그니피센트 7’가 나스닥 강세의 중심이 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AI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거나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 출처=뉴욕증권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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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으로, AI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AI 대장주’로 거듭났다. 테슬라가 사활을 건 로보택시 사업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AI 기술과 맞물려 있다. AI 훈련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으며 내년부터 무인 자율주행차를 통한 차량 호출 서비스인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과거 ‘팡(FAANG)’의 구성원이었던 메타는 한때 저성장과 주가 하락으로 주요 빅테크 그룹에서 밀려났지만 AI 기술 개발과 이를 활용한 사업 모델 확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올 들어 엔비디아는 189%, 테슬라는 70%, 메타는 82% 상승했다.
이밖에도 이날 공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준의 12월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지수 상승에 한몫했다.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선임 투자전략가 톰 헤인린은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방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연말까지 랠리를 방해할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