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자녀분이 있으세요?”
화장기 없는 수수한 차림새에 백팩을 메고 나타난 이정윤(30·여) 빌리지베이비 대표와 인사를 나누며 제일 먼저 한 질문이다.
임신·출산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하니 이미 모든 것을 경험한 ‘엄마 대표’를 떠올렸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젊은 대표의 등장은 예상 외였다. 그런데 이 대표의 답변은 더 놀라웠다.
이정윤 대표 “작년 6월에 임신을 했고, 올 3월에 출산했습니다. 아들이에요.”
‘최근에 엄마가 되셨구나’라고 생각하기도 잠시, 빌리지베이비에서 서비스 중인 임신·출산 정보 앱 ‘베이비빌리’의 출시 시점이 생각났다. 작년 7월이다. 이 대표의 임신 시점과 겹친다.
이정윤 대표 “몸이 불편하긴 했지만, 제가 임신한 시점과 베이비빌리의 서비스 개시 시점이 겹친 것은 서비스의 고도화에 있어서 유리한 측면이 있기도 했습니다. 제가 서비스 제공자이자 곧 이용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때그때 수정·보완할 점을 바로 반영해서 업데이트할 수 있었거든요.”
|
조수민 MD “워킹맘으로서 일과 병행하며 임신, 출산까지 모든 과정을 겪으시면서 베이비빌리도 같이 키운 셈이세요.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대표님의 경험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든 서비스인 만큼 어떤 비교 앱보다 이용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 대표와 조 MD의 말을 듣고 보니 맞벌이 부부에게 큐레이션 커머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인 베이비빌리 앱에 대한 신뢰가 더욱 커진다. 내 몸이 아프고 이상할 때 베이비빌리가 곁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왜 필요한지 등을 몸소 체험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정윤 대표 “그전에는 산후조리 단계에서 육아와 관련된 정보를 궁금해할 것 같아서 주차별 정보를 짜놨는데, 막상 제가 산후조리를 해보니 아기보다 내 몸 회복이 먼저더라고요. 그래서 엄마의 건강을 위해 좌욕을 왜 해야 하는지 같은 콘텐츠를 만들게 됐어요.”
빌리지베이비에서는 이 대표, 조 MD를 비롯해 총 11명의 직원들이 스마일게이트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인 오렌지플래닛에서 베이비빌리를 키우고 있다.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돼, 또래 엄마 아빠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제격이다.
이정윤 대표 “‘엄마 에디터’ 직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요. 맘 카페의 대세가 무엇인지는 엄마만이 알 수 있거든요.”
이를 바탕으로 베이비빌리는 1000개 이상의 육아 콘텐츠 및 정교한 재방문 유도 장치를 통해 앱 출시 5개월 만에 1만명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를 기록했고, 임산부의 ‘습관’을 점유하는 앱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했다. 연동된 커머스 상품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 ‘가정의 소비주체로서의 엄마 아빠’를 타깃팅한다.
|
|
또 남성 이용자가 현재 20%대까지 늘었는데, 이를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목표 아래 지난달에는 육아일기 부부공유 기능과 ‘아빠가 읽어주는 태담’ 등 신규 서비스를 추가했다.
신규 서비스 출시 및 해외 진출 등 바쁜 나날이 예정된 만큼, 개발과 MD 인력의 충원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조수민 MD “매주, 매달 단위로 신규 사업 및 프로젝트가 진행될 정도로 회사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저 역시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역량 있는 MD분들이 많이 합류하셔서 함께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정윤 대표 “제 아들과 베이비빌리의 나이가 거의 같다고 봤을 때, 앞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제 육아 경험은 계속해서 녹아들게 될 것 같아요. 더 다양한 부부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서 기왕이면 저 같은 엄마도 좋지만, 아빠 직원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