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경찰에 잡혀가도 절대 안 없어져" 역대 최대 규모 불법 교재 공유방 대표

22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텔레그램 채널 '유빈 아카이브'
'수익 0원'으로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
"수험생 시절, 잘 사는 친구들로부터 격차 실감해"
  • 등록 2024-10-14 오후 4:58:28

    수정 2024-10-21 오후 4:35:38

[이데일리 박수인 기자] “이건 제가 공개해 드릴게요. 채널 이용자 지역 분포표에요”

대표가 공개한 ‘채널 이용자 지역 분포 표’(왼쪽)와 ‘텔레그램 채널 공지사항’(오른쪽) (사진=하이니티)
텔레그램에서 대입 일타 강사들의 자료를 공유하는 ‘피뎁방’,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유빈 아카이브’ 채널의 대표가 PD에게 건넨 말입니다. 이날 대표는 채널 이용자의 지역 분포표를 이데일리의 1318 뉴스채널 ‘하이니티’에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마치 조선시대 의적 ‘홍길동’을 떠오르게 합니다.

유빈 아카이브를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사교육 업체에 금전을 요구했던, 과거 피뎁방의 반복으로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를 받고 폐쇄된 채널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용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면서도, 관리자 모두가 일체의 금전적 보상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는 “일반적인 불법 사이트들처럼 광고 수익을 내지도 않으며, 자료 습득 방식 역시 해킹이나 협박이 아닌 학생들의 자발적인 공유로만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운영 원칙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어서 개인정보가 담긴 내용, 시중에 배포되지 않은 모의고사, 인터넷 강의 등은 공유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당연히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하이니티가 찾은 한 사교육 업체에서는 “강의를 신청한 사람들만 교재를 살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자료가 무료로 풀리면 강의 수강률도 떨어진다”며, 피해가 크다고 전했습니다. 한 대치동 강사 A씨는 학생들에게 “작가의 책을 사주는 이유는, 그래야 다음에 더 좋은 책을 내줄 거라는 생각”이라며, 불법 다운로드가 창작자들의 의욕을 꺾는 행위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유빈 아카이브 대표는 “교재를 구하려면 강의까지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 달에 150만 원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 셈”이라며 수험생들이 음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사교육 시장 과열, 빈부격차의 심화에 따른 학습 격차 심화 등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단시간에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하에 어쩔 수 없이 편법을 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불법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백병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이런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의 과열된 입시 경쟁구조”라면서도, “학생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불법 교재 공유는 더더욱 교육격차의 제도적인 해결을 요원하게 만들고 오히려 문제를 고착화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대표가 채널 운영을 계속 하는 이유는 대표의 성장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학군지와 거리가 먼 지역의 수험생으로서, 공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교육의 격차를 여실히 느꼈다고 밝히며, “지금 현실에서는 이 방이 없어지더라도 분명 다른 방이 생길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유빈 아카이브의 저작권법 위반뿐 아니라 이것이 성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도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피뎁방을 보다 깊이 취재하기 위해 하이니티는 9월 22일, 유빈 아카이브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대표는 어쩌다 이런 피뎁방을 만들었고,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왜 유빈아카이브를 없애도 제2, 제3의 유빈아카이브가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하이니티가 담아온 이야기,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 몸매'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