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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이날 김씨 논문을 표절심의 프로그램 ‘카피 킬러’로 검증한 결과 표절률이 42%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20%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또 총 48페이지 중 43페이지에 표절 정황이 나타났다고 했다.
‘카피 킬러’는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DB)와 검증 대상 논문을 비교·대조해 표절률을 계산한다. JTBC는 김씨 논문이 온라인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대에 나온 점을 고려해 DB에 있지 않은 성행 연구를 자체 추가해 이같은 결과값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씨 논문보다 앞서 나온 1997년 경희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 클레 회화의 특징을 설명하는 문장 ‘클레는 어린아이, 정신병자, 원시인들의 드로잉이 고차적 사고를 동반하지 않은 순수한 것이라는 데에 주목하고, 그것들의 유희적 자발성을 선의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로 뽑아내기도 하였다’는 부분은 김씨 논문에 거의 그대로 옮겨졌지만 인용 표시는 없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다루는 부분에선 1986년 열화당에서 초판이 발행된 로즈메리 램버트의 ‘20세기 미술사’와 유사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됐다.
최지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JTBC가 제시한 42% 표절률은 1999년 석사 논문을 현재의 연구윤리 기준을 적용해 해당 대학의 정식 조사가 아닌 약식 방법(카피킬러)으로 다른 조건까지 넣어 산출한 것으로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숙명여대의 학칙과 심사 절차에 따라 석사 논문이 인정된 것이므로 22년 전 기준을 따지지 않은 채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수 없다”며 “해당 논문은 파울 클레에 대한 선행 연구를 요약 및 분석한 것으로서 ‘숙명여대 연구윤리규정’이 처음 제정되기 8년 전인에 제출됐고, 당시는 각주 표기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정립되기 이전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같은 조건(6어절 이상 동일) 카피킬러 표절율에 의하면 2006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가천대 석사논문도 27%가 나온다”며 “이 후보는 논문 표절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고 실제 가천대에 반납되지 않았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같은 전문가에게 동일한 잣대로 검증하고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허위이력 의혹을 시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게 있다”며 “잘못한 저를 욕하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하루만에 배우자 관련 악재가 다시 터지면서 이를 통해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려던 윤 후보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