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조작 사과하자 논문 표절 의혹…줄줄이 터지는 김건희 악재

尹 배우자 석사학위 논문 표절시비 휘말려
'카피 킬러' 검증 결과 표절률 최대 42%
최지현 대변인 반박 "약식 산출 부정확"
  • 등록 2021-12-27 오후 10:31:22

    수정 2021-12-28 오전 1:32:06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석사학위 논문으로도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김씨가 허위 경력 의혹으로 공식 사과를 한지 하루 만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7일 학계에 따르면 1999년 제출된 김씨의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석사학위 논문 ‘파울 클레(Paul Klee)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를 검증한 결과 이전에 출간된 책·논문 등과 동일한 내용이 상당 부분 발견된다. 이 논문은 김씨가 개명하기 전 ‘김명신’이라는 이름을 썼던 1999년 6월에 제출됐다.

JTBC는 이날 김씨 논문을 표절심의 프로그램 ‘카피 킬러’로 검증한 결과 표절률이 42%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20%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또 총 48페이지 중 43페이지에 표절 정황이 나타났다고 했다.

‘카피 킬러’는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DB)와 검증 대상 논문을 비교·대조해 표절률을 계산한다. JTBC는 김씨 논문이 온라인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대에 나온 점을 고려해 DB에 있지 않은 성행 연구를 자체 추가해 이같은 결과값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씨 논문보다 앞서 나온 1997년 경희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 클레 회화의 특징을 설명하는 문장 ‘클레는 어린아이, 정신병자, 원시인들의 드로잉이 고차적 사고를 동반하지 않은 순수한 것이라는 데에 주목하고, 그것들의 유희적 자발성을 선의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로 뽑아내기도 하였다’는 부분은 김씨 논문에 거의 그대로 옮겨졌지만 인용 표시는 없었다.

클레 회화의 선(線)을 음악과 관련지어 논하는 대목에서 클레의 내성적 기질 등 세 가지 특성을 언급하는데, 이런 구성도 다른 논문에서 인용 없이 발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다루는 부분에선 1986년 열화당에서 초판이 발행된 로즈메리 램버트의 ‘20세기 미술사’와 유사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됐다.

최지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JTBC가 제시한 42% 표절률은 1999년 석사 논문을 현재의 연구윤리 기준을 적용해 해당 대학의 정식 조사가 아닌 약식 방법(카피킬러)으로 다른 조건까지 넣어 산출한 것으로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숙명여대의 학칙과 심사 절차에 따라 석사 논문이 인정된 것이므로 22년 전 기준을 따지지 않은 채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수 없다”며 “해당 논문은 파울 클레에 대한 선행 연구를 요약 및 분석한 것으로서 ‘숙명여대 연구윤리규정’이 처음 제정되기 8년 전인에 제출됐고, 당시는 각주 표기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정립되기 이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예로 들며 “2000년 연세대 석사논문과 관련해 거의 3분의2 이상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유사한 이유로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같은 조건(6어절 이상 동일) 카피킬러 표절율에 의하면 2006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가천대 석사논문도 27%가 나온다”며 “이 후보는 논문 표절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고 실제 가천대에 반납되지 않았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같은 전문가에게 동일한 잣대로 검증하고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허위이력 의혹을 시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게 있다”며 “잘못한 저를 욕하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하루만에 배우자 관련 악재가 다시 터지면서 이를 통해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려던 윤 후보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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