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이민하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콘텐츠 시장을 흔들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실사영화 못지않은 단편영화 한 편을 단 2주 만에 완성할 수 있다. 웹소설, 게임 등도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장을 개척 중이다.
| ‘2024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가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렸다.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이사가 ‘K콘텐츠 업계의 생성형 AI 활용 사례 및 필요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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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고양 킨텍스(2전시장 6홀)에서 열린 ‘2024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텐츠의 변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생성형 AI 콘텐츠 관련 강연에 나선 연사들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인간의 창의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의 ‘AI 영화’다. 스튜디오프리윌루전이 지난해 8월 제작한 AI 영화 ‘원 모어 펌킨’은 최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500여 편의 작품과 경쟁해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이사는 “기존 AI 영화는 서사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예고편 또는 미디어아트 같은 형식이 많았다. 우리 작품은 서사를 갖춘 ‘가장 영화다운 포맷으로 완결성 있는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완성한 신작 ‘포엠 오브 둠’도 선보였다. ‘원 모어 펌킨’ 보다 더 실사영화 같은 이미지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권 대표는 “실제 촬영과 CG 작업을 이용했다면 억 단위의 제작비와 많은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해 5명이 2주 동안 완성할 수 있었다”며 “AI의 기술적 진보는 그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머잖아 실사영화와 구분되지 않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2024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가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렸다. 오진웅 띵스플로우 AI 콘텐츠 랩 본부장이 ‘생성형 AI 시대 B2C 콘텐츠 스타트업 생존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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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게임 제작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 렐루게임즈의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가까운 미래에 탐정이 돼 AI 로봇 용의자들을 심문하고 증거를 수집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추리 게임이다. 게임 이용자와 로봇 용의자의 자유로운 대화를 실현하는 데 챗GPT를 활용했다.
한규선 렐루게임즈 프로듀서는 “‘앞으로 게임 속 NPC(non-player character, 게임에서 조작할 수 없는 캐릭터)가 챗GPT를 활용해 게임 이용자와 자율적인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게임 이용자가 직접 대화에 참여해 게임의 스토리 진행 방향을 전환해 게임 속 세계가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소설도 생성형 AI를 이용하고 있다. 띵스플로우의 인터랙티브 웹소설 플랫폼 ‘스토리플레이’다. 오진웅 띵스플로우 AI 콘텐츠 랩 본부장은 “AI는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기존에 상상하지 못한 작업을 할 수 있다”며 “기존 작가들은 인터랙티브 웹소설의 분기를 만드는 걸 어려워해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활용 콘텐츠 사례를 발표한 연사들은 생성형 AI가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 대표는 “창작 역량은 갖췄지만 제작비 부족 등으로 그 역량을 펼치지 못하는 창작자에게 생성형 AI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AI가 창작의 자유, 창작의 민주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24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가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렸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AI와 챗GPT 산업 트렌드 그리고 생존 전략은?’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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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 전문가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일수록 창작자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콘텐츠 시장에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앞으로 5~10년 동안은 생성형 AI가 콘텐츠 창작에서 필요한 잡일을 해결해줄 것이기에 사람은 전문성 있는 ‘진짜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며 “창작자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생성형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열리는 ‘2024 콘텐츠유니버스 코리아’에서는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류혜원 마인드풀커넥트 대표이사, 김진욱 마인드로직 공동대표가 ‘챗GPT와 친구 먹는 시대, 정신건강을 위한 AI &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강연 및 토론에 나선다. ‘AI, 나를 위한 콘텐츠를 선사하다’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