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의총은 최근 당 혁신위원회에서 잇따라 발표한 혁신안을 비롯해 당 안팎의 현안들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혁신위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새누리당에서 밀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 현역 위원 평가 방법 개편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만큼 이날 의원총회는 하나로 의견이 모아지기 보다는 ‘백가쟁명’식 토론만 난무했다는 전언이다.
문재인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먼저 문재인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정수 확대 없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추진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당론으로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표는 “한 정당이 특정지역 독점하는 선거제도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정치의 발전을 바란다면 우리 당도, 새누리당도 지역구도 속에서 누려온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에서는 의원정수 확대로 논의가 흘러갈 경우 국민여론의 역풍으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관철이 오히려 어려워 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의원정수 확대 없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의원님들께서도 방향으로 그런 입장으로 총의를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직속기구인 ‘선거제도개혁 국민자문위원회’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안을 내놨는데, 선관위가 제출한 ‘연동형’안을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조경태 의원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표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원내대표는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자고만 하면 되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라고 하면 안 된다”며 돌발 발언을 했다.
의총 시작 후 30분 정도 지난 후 회의장에서 나온 조 의원은 “어떤 제도에 대해서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가르마를 타는 식으로 해서는 공정한 토론이 될 수 없다”며 “당 대표는 당론이었던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당원과 국민에게 설명하고 사과부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 문 대표부터 부산 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가쟁명식 토론’ 오픈 프라이머리·당의 전략적 대응에 대한 목소리도
박완주 의원은 “평가 방식의 현실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선거 기여도의 경우 선거별로 어떻게 비중을 둘지, 개량화하는 모델이 모호하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전했다.
전병헌 의원도 “일률적으로 선거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며 “지역위원장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대선후보와 같은 인물을 뛰어넘을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최규성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우리 당의 당론으로, 18대 국회때 주장했던 것인데 지도부가 왜 이렇게 소극적이냐”며 “당론이니 문재인 대표가 (대선 때) 오픈프라이머리를 공약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당 지도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홍의락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정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가 국민적 비판이 있으니 다시 (의석수 동결을) 제안하는 등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며 당의 전략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총은 선거제도에 대한 어떤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이라며 △호남에서의 의원회동에 대한 비판 △20% 정도는 전략공천으로 하고 나머지는 오픈 프라이머리로 하자는 제안(강기정 의원) △호남에서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자는 제안(최규성 의원) 등의 의견이 나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