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께 UAM 상용화 기체 등장…집 앞에서 비행기 뜨는 시대 열린다"

■이데일리 제5회 K-모빌리티포럼
"UAM, 크고 빠르게 발전하는 산업"
"광역간 이동 기대…공공부터 영역 확장"
"韓 UAM 역량 높아…대한항공, 시스템 구축"
  • 등록 2024-09-26 오후 5:36:14

    수정 2024-09-26 오후 5:36:1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일과를 마치고 지친 퇴근길, 동료와 헤어져 버티포트(Vertiport)로 향한다. 카드를 찍고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에 탑승해 밀리는 도로를 내려다본다. 집 근처 버티포트에 내려, 내 자가용으로 이동해 집으로 돌아간다. 미래 영화 속 ‘나는 모빌리티’를 현실화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024 이데일리 K-모빌리티 포럼 ‘AI시대, 모빌리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가 26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렸다. 김재우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전문위원이 ‘차세대 교통수단 UAM 교통 및 운항관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재우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전문위원은 26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AI 시대, 모빌리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K-모빌리티 포럼’에서 “내후년 정도에 (UAM) 상용화 기체가 나올 것 같다”며 “내 집 앞에서 비행기를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드디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UAM이 등장한 계기로는 도시화로 인한 인구 밀집이 꼽힌다. 모여든 인구로 인해 발생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항공 영역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김 전문위원은 “국토연구원에서 교통혼잡비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2.5배에 달하는 57조원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 평균 출퇴근 시간이 하루 두 시간이라고 하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것이 UAM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는 UAM 시장에 대해 “기존 항공 산업보다 크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기체 개발에 있어 “새 기체가 금방 실용화할 것이냐는 우려가 큰데 이제는 그 시점에 왔다”며 “항공의 역사는 100년밖에 되지 않지만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부터 ‘하늘의 궁전’ A380까지 발전한 것을 보면 쉽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체를 확보한 만큼 사업 측면에서 UAM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전 세계 UAM 시장이 오는 2040년 1조5000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로는 200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시장 개화 초기인 2030년(3200억달러)의 세 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UAM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주로 기체 개발 기업에 투자가 몰렸다. 4인승 UAM 기체를 개발한 조비에비에이션은 한화로 2조5000억~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고, 일리움, 아처, 베타테크놀로지스, 볼로콥터 등도 수천억~수조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김 전문위원은 “정말 이 시장이 가치가 있고 미래가 밝다, 긍정적이라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 이데일리 K-모빌리티 포럼 ‘AI시대, 모빌리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가 26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렸다. 김재우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전문위원이 ‘차세대 교통수단 UAM 교통 및 운항관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UAM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광역 간 이동’이 될 전망이다. 김 전문위원은 서울과 경기·인천·대전·충청권을 연결하는 UAM 노선을 예시로 들었다. 도심 내 이동을 넘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중거리 운송 시장에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어떤 비행이 가장 많을지 살펴보면 도심·공항 셔틀에 이어 도심통근 및 항공택시, 나아가 광역권 도시 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UAM이 운송할 수 있는 거리는 현재 배터리 성능으로 100~200km가량이며 광역간 이동을 비즈니스 모델로 많이 이야기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전문위원은 UAM 서비스 영역에서는 공공 목적에서 가장 먼저 UAM 기체를 투입해 데이터를 확보한 뒤, 관광 산업과 공항 셔틀·화물 산업까지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기업이 기체 개발에서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저소음 △고안전성 등이다. 특히 김 전문위원은 “이착륙 시간을 줄이고 시속 200~300km 수준으로 비행할 수 있는 기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초기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업체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산하 법인인 ‘슈퍼널’이 미국에서 eVTOL 기체를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UAM 산업을 범국가 차원에서 육성 중이다. 김 전문위원은 “현재 산·학·연·관·군 협의체가 같이 UAM 운용 개념을 만들고 기술 로드맵을 만들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UAM 관련 연구개발(R&D)도 9~10개 진행하고 있으며 고흥에서 실증했고,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청라·인천에서 실증 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운항 전문 회사로서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대한항공은 처음으로 운영 개념서를 만들고 생태계 관련 백서도 제작했다”며 “또 운항과 교통관리 소프트웨어, 기체와 버티포트 등을 연계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통합 실증하도록 하는 등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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