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예과과정 ‘1~2학기 단축 방안’ 허용 방침

[이데일리 신하영 김윤정 기자] 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1학년 과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들이 자율에 따라 교육과정을 1~2학기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허용할 방침이다. 현행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최대 1년 줄이는 방식으로 의대 교육 과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의료인력 양성을 원활히 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교육부는 30일 의대생의 휴학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한 전날 발표에 이어 이날 이 같은 복안을 내놨다. 실제 의대생들의 내년 복귀가 현실화하면 올해 예과 1학년 약 3000명과 내년 신입생 4500명 등 최대 7500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한 사립대 의대 교수는 “내년에 학생들이 복귀하면 2개 학년이 중첩되는데 이렇게 되면 본과 실습이 불가능하다”며 교육의 질 하락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교육과정 단축안 시행으로 24학번의 예과 과정 4학기를 3학기로 단축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실습 위주인 본과(3~6학년)에서 이 두 학번이 겹치는 것도 막을 수 있어서다. 졸업 역시 24학번이 한 학기 먼저 하게 돼 의료인력 공백 최소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교육부가 이달초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통해 선택사항임을 전제로 의대 6년 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학에서도 교양·기초 과목 위주인 예과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예과 1학년은 교양 위주라 압축적인 수업을 진행해도 괜찮다고 본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의대 교육과정 단축안에 대해 “당연히 생각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라며 “정부가 대학에 일괄적으로 단축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미 의대 교육과정을 단축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기에 가능한 방안”이라고 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의대 수업연한은 6년으로 규정돼 있지만 ‘학위취득에 필요한 학점 이상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수업연한을 단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법 규정을 활용하면 예과 과정 단축이 가능하다. 다만 교육부가 지난해 의대 예과·본과 통합과정을 허용하면서 일부 의대에서는 교육과정 단축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예과(2년)·본과(4년)를 6년제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앞.(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