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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정우택 ‘유승민카드’ 거부
전날 유 의원은 “당 개혁의 전권 행사”를 조건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정 원내대표를 포함한 친박계가 극구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친박계는 당장 △공동비대위원장 △비대위 구성시 계파안배 등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까지 당권을 놓지 않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 의원은 비대위원장직에 부적합한가’라는 질문에 “무심(無心)하다. 건건이 ‘마음에 든다 안든다’를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유승민 카드는 비박계의 일치된 의견이 아니어서 공식적인 제안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비박계 한 의원은 “변명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비대위원장 권한범위와 관련해선 “비대위원장에 전권을 주는 것은 맞지만 합당한 분이 오는지가 중요하다”며 “비주류에 비대위원장을 추천해달라고 했지만 아무나 추천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유승민 카드를 거부하면서 친박성향을 확실히 드러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유 의원을 거부하는 쪽은 친박계뿐이기 때문이다.
중도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은 이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하면 전권을 줘야 한다”며 “비대위원장을 할 사람은 유 의원과 김 전 대표 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여론조사(국민일보·리얼미터) 결과를 보면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 유 의원이 27.1%로 1위로 뽑혔다. 이어 김무성 전 대표가 9.2%로 뒤를 이었다.
분당, 유승민 탈당 결심에 달렸다
이에 따라 분당(分黨)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병국 의원은 “참으로 쉽지 않은 싸움이다. 이번 주 내로 비박계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도로친박당’이 된 이상 비박계가 남아서 할 역할이 없자 집단탈당을 통한 신당창당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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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날 한때 오신환 의원발(發)로 이번 주 유 의원을 포함한 집단탈당설도 나왔다. 김 전 대표와는 선을 긋고 유승민계가 집당 탈당한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렇게 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채우기가 어려워 설득력이 약하다. 오 의원 측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현재 결정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일축했다.
김무성계인 한 초선 의원은 “일단 유 의원이 전권을 받는 조건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하겠다고 했고 김 전 대표를 포함한 비박계도 지원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집단탈당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