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대선완주 선언 이튿날에도 단일화 논란이 뜨겁다.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후보 간 통화 내용을 놓고는 국민의당과 진실공방에서 물러나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진정성을 지적하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안 후보를 향한 공개적인 러브콜이 나왔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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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오전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다녀왔다고 공개했다. 오후 단일화 결렬 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한 비공개 일정인 만큼, 다음날 이를 공개하는 건 완주 의지를 강조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안 의사는 과거와 싸운 게 아니라 미래를 싸운 분”이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적었다.
야권에서는 여전히 단일화 가능성이 남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한 자릿 수까지 떨어지면서 ‘3강 트로이카 체제’는 어려워졌다. 반면 정권교체 기대감에 윤 후보의 지지율은 연일 상승세다.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투표 용지 인쇄일인 28일이 남은 ‘골든타임’이다.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방식’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후보간 담판을 통한 ‘톱다운’ 방식이라면 사전투표 첫날인 내달 4일까지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를 마친 후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이라면 그게 어떤 거라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단일화 마지노선과 관련, “솔직히 본투표 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만 후보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당은 이날 두 후보의 통화 내용을 놓고 ‘실무진 협상’과 관련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당 측에서는 안 후보가 회견 전 윤 후보에게 보냈다는 결렬 예고문자까지 공개했지만, 윤 후보 측에서는 이를 받지 못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감정싸움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단일화 꼬리표를 안 후보에게 붙여놓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사골곰탕처럼 우려먹겠다는 생각”이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놓고 장사를 그만하라”며 안 후보를 비판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안 후보를 향한 공개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는 4자 구도가 유리하다는 계산에서 나온 야권 견제 카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는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후보님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호응했고, 송영길 대표는 ‘통합정부론’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도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 조응천 의원, 김종민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이 라디오에 출연해 연이어 안 후보에게 넓은 의미의 정치 연대를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