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녹록지 않은 경기 상황에 얼어붙었던 M&A 시장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버티기’ 전략보다는 매각으로 방향을 트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다. 특히 구글을 비롯한 IT 공룡들이 ‘스타트업 밸류 할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M&A에 적극 뛰어든 상황인 만큼, 앞으로 M&A가 활성화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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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기업들의 미국 스타트업 M&A 규모 및 거래 건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안정한 경기 상황을 견디다 못한 스타트업들이 기업 가치를 낮춰서라도 회사를 매각하는 사례가 늘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유망 스타트업 쇼핑에 나서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브리조미터는 날씨 정보와 위성 및 교통 정보, 미세먼지, 꽃가루 등 전 세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이에 기반한 대기 질 예측 시스템을 개발한 기후기술 스타트업이다. 의료와 건강, 웰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외신들은 해당 인수로 구글이 자체 애플리케이션 등에 브리조미터에서 제공하는 기후 데이터를 통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사례도 나왔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는 최근 디자인 소프트웨어기업 피그마를 28조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팀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어도비의 최대 경쟁사로도 꼽혀왔다.
글로벌 기업들의 유망 스타트업 쇼핑이 본격화되는 만큼, M&A 거래 규모 및 건수도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VC 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이 고갈돼 위태위태한 상황에 놓인 스타트업들은 M&A를 다음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갈수록 신규 및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돌면서 기업 가치를 낮춰서라도 매각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VC를 비롯한 투자사 입장에선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M&A를 자금 회수(엑시트) 통로로 보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업들 역시 평소보다 할인된 밸류로 스타트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