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경계영 서대웅 기자] 당·정이 18일 전세 사기와 관련된 부동산 매물에 대해 경매를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최근 전세 사기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늘어나자 대통령실과 정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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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경매 일정의 중단 또는 유예 방안을 보고받은 뒤 이를 시행하도록 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 주길 바란다”며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30대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최근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피해매물의 경매 중지가 시급하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고려한 조치다.
여당도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를 잠정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피해자들은 경매 중단 조치와 우선 매수권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선(先) 보상, 후(後) 구상’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며 “악덕 범죄는 철저히 조사해서 처벌하고 피해자는 신속히 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후속대책 법안 13개 중 8개는 개정이 완료됐지만 아직 남은 나머지 법안도 조속히 개정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여당이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거주 주택에 대해 ‘경매 보류’를 추진하면서 금융권도 머리를 맞댔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관계기관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열고 경매 중단 등을 요청했다. 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경매에 이어 공매도 중단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19일 전세 사기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