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과 사법농단, 김경수 경남지사 사건 등 대다수 재판이 피의자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이번 임시 휴정기 중 예정된 대부분 공판은 연기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핵심 증인신문이 예정된 재판들은 불가피하게 일정 소화에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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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가 지난 21일 ‘코로나19 대응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최소 2주간 휴정기에 준해 재판기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권고함에 따라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기간 임시 휴정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구속 사건, 가처분, 집행정지 등 긴급을 필요로 하는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재판 기일은 연기·변경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각각 3주, 2주간의 정기 여름 휴정기를 보낸 터, 일부 재판들의 경우 핵심 증인신문이 잡혀있어 불가피하게 예정대로 공판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이날 속행공판이 진행된 사법농단 사건 관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은 정상 진행됐다. 해당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증인 신문 기일을 변경하는 게 쉽지 않고, 법정에 출석하는 인원이 한정돼 있다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휴정하지 않고 진행하고자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에는 노정희 대법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으며, 현재까지 이후 예정된 25일과 31일 그리고 다음 달 1일까지 속행공판 모두 연기하지 않은 상태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역시 임시 휴정기 중 정상 진행된다. 오는 27일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다음 달 3일에는 조 전 장관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들 및 중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예정돼 있으므로 변경하지 않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 항소심 공판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지난 달 20일 공판에서 이달 17일 또는 다음 달 3일을 마지막 공판기일 진행을 목표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달 17일은 대체 공휴일 지정으로 재판이 열리지 못했고, 공교롭게도 다음 달 3일 역시 임시 휴정기간에 속하게 된 마당.
일부 정치권에서는 “권력의 봐주기 재판”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경남도지사 임기를 거의 다 채우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