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호텔에서 열린다. 2003년부터 20년동안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온 한미사이언스가 갑작스레 주총 장소를 경기도로 바꾼 이유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세자로 288에 위치한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회사 측과 임종윤·종훈 사장 측이 제시한 이사 선임 건 등을 표대결을 통해 결정한다.
|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 한미타워에서 경기도 화성시 소재 라비돌호텔까지는 55km, 1시간12분 가량의 거리가 소요된다 (사진=네이버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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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003년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타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해왔다. 공시에 따르면 2001년과 2002년에도 송파구 방이동 소재 지역사회 교육회관에서 주총을 열며 송파구를 떠나지 않았다. 한미사이언스가 경기도에서 주총을 개최한 건 1973년 한미약품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상법상 본점 소재지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무하로에 있는 팔탄 공장이다. 상법 364조에 따르면 ‘주주총회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본점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에 소집해야 한다. 라비돌호텔은 한미약품 팔탄 공장에서 10km 거리에 있는 만큼 주총 장소로 문제가 될 건 없다.
주목할 점은 한미사이언스가 그동안 주주 편의를 고려해 상법상 본점 소재지가 아닌 서울 본사에서 주총을 개최해왔다는 부분이다. 2003년 이래 20년동안 말이다. 이번 주총이 열리는 라비돌호텔은 송파구 방이동 한미타워에서 55km 거리에 있다. 주총에 참여할 주주들은 기존 대비 1시간여를 더 달려 화성시로 가야 한다.
일각에선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 분쟁을 의식해 주총 장소를 의도적으로 옮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대 임종윤·종훈 사장 등 ‘모녀 대 형제’ 구도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첨예한 표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총 장소를 21년 만에 변경한 이유가 달리 없다는 추측이다.
한편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양 측은 신규 이사선임 등을 두고 표대결을 펼친다.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는 임주현 사장·이우현 OCI그룹 대표(사내이사), 최인영 한미약품R&D센터장(기타비상무이사), 박경진 명지대 교수·서정모 모나스랩 대표·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사외이사) 등이다. 임종윤 사장은 본인과 임종훈 사장을 사내이사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대표·배보경 고려대 교수(기타비상무이사)와 사봉관 변호사(사외이사)를 이사진 후보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