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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5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703조 2308억원) 대비 5조 3415억원 늘어난 수치다. 작년 6월(678조 2454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0조원이 넘게 급증한 수치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월에는 2조 2238억원 줄어들며 주춤한 듯했으나 4월과 5월, 6월 석 달 연속 늘었다. 지난달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7월(6조 2009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조 8466억원(546조 3060억원→552조 1516억원) 늘어났다. 최근 3개월(4~6월)간 증가 폭은 15조원이 넘는다.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 2226억원으로 전월보다 2399억원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늘었다. 전세대출 잔액은 2022년 9월부터 하락하다가 지난 5월 이후 증가 추세다. 집단대출 잔액은 161조 9602억원으로 전월보다 805억원 늘었다. 집단대출 잔액이 증가전환한 것은 5개월 만이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석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 7781억원으로 전월보다 2143억원 소폭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율 당분간 계속될 수도”
앞서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초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한 바 있으나 이미 2%를 넘어선 상태다.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배경으로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디딤돌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하단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최저 수준인 2%대로 떨어지며 주담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2%대까지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여기에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이 두 달 뒤로 밀리면서 이 기간 주담대 막차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을 9월로 연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담대 금리가 최저 2%대까지 내려간데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수요가 몰린 것이 가계대출 확대의 배경이다”며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이 2개월 연기하면서 은행들이 9월까지 염두에 두고 공급을 좀 늘릴 기회로 활용할 개연성이 있어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개별 은행들은 가계 대출 부실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한편 정부는 대환대출 플랫폼 대상을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확대하고, 고물가 억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2003조 7392억원으로 전월보다 16조 2336억원 늘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증가 영향이다. 6월 정기예금 잔액은 891조 1524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 4462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도 34조 684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 1252억원 늘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38조 8317억원으로 전월 대비 24조 7262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