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해 음료 등을 대신 결제하는 이른바 ‘선결제 문화’가 여의도 일대에 번진 가운데 일부 식당이 배달 영업을 우선시하는 등 선결제 이용 고객을 차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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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선결제 받은 사업장들에 대한 씁쓸한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작성자는 “이 글은 선결제하신 분들이 아닌 (선결제를) 받은 사업장에 느꼈던 소감”아라며 “선결제해 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의도에서 열리는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기 전 선결제가 완료된 김밥집을 찾았다”고 운을 뗀 작성자는 “내 앞에 이미 30명 정도가 서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 주문이 계속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성자는 “근데 배달 주문 들어오면 빨리 만들어서 나가야지, 안 그러면 벌점 깎이지 않냐. 그래서 선결제 주문 건은 중간중간 배달 주문 때문에 계속 밀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45분 기다렸는데 앞에 5명밖에 안 빠졌더라. 선결제 손님이 거의 50명가량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 주문은 잠깐 중지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기다리다 이러다가는 집회 끝날 때까지 못 먹겠다 싶어서 중간에 결국 탈출했다”고 전했다.
곧이어 선결제된 쿠키 집에 방문하자 이번엔 주문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쿠키 집에 갔는데 선결제해 주신 분 성함을 말하니까 ‘지금은 안 돼요’라고 말하고서는 뒷사람 주문을 받더라”며 “다 나갔다는 게 아니라 너무 몰려서 지금 안 된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작성자는 “사장님도 바쁜 거 알겠지만 어쨌든 선결제도 고객이 주문한 건데 마치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 배식해 주는 것처럼 굴지 말았으면 했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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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글은 비단 한 건뿐만이 아니라 여러 군데 가게에서 후기가 올라왔다. 이에 누리꾼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나 같으면 그날은 배달 주문은 막았을 것 같다” “가게에 보너스를 준 게 아니다” “선결제가 우선이다” “자영업자들에게도 고마웠을 텐데 좀 신경 좀 써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누리꾼은 “안타깝지만,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아니다” “배달 주문은 리뷰로 이어지기에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에서 부정적으로 언급된 선결제 매장은 카카오맵 리뷰점수가 1점대로 떨어졌고, 급기야 점주는 가게 리뷰창을 닫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의도를 비롯한 집회 현장에서는 선결제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바 있다.
그룹 뉴진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김밥, 삼계탕, 만둣국 등 먹거리 560개를 선결제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또 가수 아이유, 배우 권유리, 송선미 등 유명인이 선결제 문화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