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상장 때 1주 샀다면 올해 224주로 불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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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쪼개는 건 과거 삼성전자(005930)가 단행했던 액면분할과 비슷하다. 2018년 5월 삼성전자는 1주를 50주로 쪼개면서 265만원이었던 주가 역시 5만원대로 내려앉았었다. 그런데 테슬라·액플이 주식을 쪼개는 걸 ‘액면분할’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미국 주식은 액면가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액면을 쪼갰다고 하지 않고 그냥 주식을 쪼갰다고 표현한다.
테슬라의 주식 분할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애플은 과거 4번씩이나 주식을 쪼갰었다. △1987년 6월 16일(2대 1) △2000년 6월 21일(2대 1) △2005년 2월 28일(2대 1) △2014년 6월 9일(7대 1) 순으로 말이다. 만약 1987년 애플 상장 당시 1주를 샀었던 주주라면, 올해 주식분할이 끝나고 나면 계좌에 남은 애플 주식이 224주로 불어나게 된다.
애플, 테슬라는 왜 주식을 쪼개나?
그런데도 회사가 주식을 쪼개는 이유가 있다. 바로 더 많은 주주들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의 주식을 1주 사려면 50만원(약 450달러)이 필요하다. 테슬라는 무려 1주당 가격이 180만원(약 1550달러)에 달한다. 한 주당 가격이 높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한 주를 사는 데에도 고민하게 되고, 산다고 해도 몇 주 못사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 입장에선 주식을 쪼개서 주가를 낮춘 뒤 더 많은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주식분할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주가 오르나?…일각선 “이미 쪼개서 산다” 회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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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현재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주식분할이 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미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쪼개서 사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주식을 쪼개서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주당 3000달러 하는 아마존의 주식을 1000달러만 사서 0.3주만 보유하는 식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서만 34만개의 계좌가 지난 1~2월 분할 주식 거래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WSJ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분할거래를 이용해 테슬라나 애플 등 기술주들을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분할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 증권사 ‘로빈후드’에서는 서비스 제공 이후 투자자들이 △1위 테슬라 △2위 아마존 △3위 애플 △4위 마이크로소프트 △5위 넷플릭스 순으로 분할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5일 기준). 주식분할을 결정한 테슬라와 애플의 주식을 이미 쪼개사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