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만 주문' 막으니, 브런치카페만 '북적'…방역 허점 여전

1일부터 '음료만 주문시 브런치카페 홀 이용 금지'
음식 같이 주문하고 '카공'…패스트푸드점도 만석
카페 업주들 "형평성 있는 기준 필요" 호소
  • 등록 2020-12-02 오후 4:50:11

    수정 2020-12-02 오후 8:50:04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카페 등에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브런치카페·패스트푸드 음식점으로 사람이 몰리며 방역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방역 강화 기준을 형평성 있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카페에서 포장·배달만 가능해지자 사람들이 패스트푸드 매장과 브런치 카페로 몰리며 방역 당국은 지난 1일부터 방역 수칙을 한 차례 강화해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도 음료만 주문할 경우엔 매장을 이용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방역 틈새를 노리는 소비자와 업주들로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 모습이 여럿 보였다. 2일 이데일리가 서울 일대를 돌아본 결과 브런치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대부분이 업무와 공부를 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송파구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는 점심부터 신문을 보거나 아이패드로 공부를 하러 온 이들로 자리가 차 있었다. 여의도 한 브런치 카페 역시 업무를 하는 이들로 만석이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브런치 카페를 찾은 한 손님은 “음료만 시키면 홀을 이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음료 외에 샌드위치를 추가로 시킨 뒤 자리에 앉아 머물렀다.

고시생들이 많은 노량진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노량진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는 ‘2인 이상 스터디 금지’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지만, 몇몇 이들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공부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은 음료 대신 음식을 주문한 뒤 매장 내부에서 장기간 머무르며 대화를 나눴다.

카페 내부에서 스터디룸을 이용해 ‘회피 영업’을 하고 있는 매장도 있었다. 동작구 한 카페는 음료를 주문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카페 지하에 있는 스터디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이 스터디룸 내부에는 여러 명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한 공간에서 공부 모임을 하며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카페 관계자는 “거리두기 이후 스터디룸 이용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카페에서 일하는 A(28)씨는 “일하는 카페가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는데 브런치 메뉴를 만들어서 영업을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같은 카페라서 위험하긴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영업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런 방역 허점에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브런치 카페라고 해도 주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인데 바로 건너편 브런치 카페는 매일 사람이 북적이고 우리는 하루 몇 잔 팔기도 어렵다”며 “배달을 한다고 해도 손님 한 명이 아쉬운데 무슨 기준으로 카페만 막은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방역 허점을 지적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글 작성자는 “카페를 막으니 일부 허용된 브런치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은 이미 만석을 기록하고 있는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며 “적어도 통일된 기준을 제시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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