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추진 중인 동해 심해가스전(이하 대왕고래) 프로젝트 대한 의혹제기가 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석유공사는 모든 절차가 적법하고 신중히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하며 올 12월로 예정된 1차 탐사시추와 2차 이후의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유치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17일 울산시 중구 한국석유공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 등 12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석유공사 김동섭 사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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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포항 영일만 일대 심해(6-1, 8광구)에서 35억~140억배럴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7개 석유·가스전 유망구조를 탐사시추하는 계획이다. 올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로 본격화했다.
이날 울산 석유공사 본사에서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가 나왔다. 또 의혹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만한 자료 공개도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석유공사가 지난 14일 대왕고래 프로젝트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자문사로 S&P글로벌을 선정한 것과 관련해 “S&P글로벌은 올 6월 이 프로젝트 발표 이후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보고서를 낸 곳”이라며 “그랬던 곳이 4개월 만에 투자자문사로 둔갑한 것에 의문이 들어 자료요청을 했더니 기밀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깜깜이 사업 추진’이 앞선 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자원개발 실패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는 2000년대 해외 자원개발 사업 다수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최근 고유가로 인한 해외 광구 수익성 개선으로 2022~2023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20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해소하기는 요원한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석유공사가 시행 중인 130개 프로젝트 중 86개는 회수율이 0이고 누적 회수율이 58.7%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왕고래 역시 원활한 추진을 위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공유해 설득하기 위해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물리적 한계를 호소했다. 그는 “소수의 담당자가 첫 탐사시추 위치 선정과 투자유치라는 본연의 업무를 위해 밤샘 작업을 하는 가운데 551건의 국감 자료를 요청받아 제출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양해바란다”며 “(해외투자유치를 위한 로드쇼 관련 정보 등) 요청 자료를 성실히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선 사업 추진 절차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석유공사는 1차 탐사시추와 2차 이후는 별개이기에 1차 탐사시추 땐 국비 투입 때 필요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에선 전체가 연결된 사업인 만큼 예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관련 질의에 “1차와 (투자유치 후 이뤄지는) 2차 이후 사업은 추진 주체나 조광권(광구 채굴 및 광물 취득권) 설정이 다르기에 1차 땐 예타가 필요 없다”며 “2차 이후는 필요한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