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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은비 인턴기자] 미국이 중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과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대표단은 오는 15~16일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년간 싸움을 피했던 일본이 마침내 링에 올라 싸우려 한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년간 중국과 북한을 빌미로 미국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유지하며 충돌을 피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도 무역협상에선 예외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은 일본에 600억 달러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를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일본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애썼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산 자동차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카드도 꺼냈다.
결국 일본이 백기를 들었다.
나카가와 준지 츄오가쿠인 대학 교수는 “일본정부로서는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미국의 농업 관련 로비스트들이 일본과 협상을 하라고 미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어떤 범위까지 요구하느냐가 협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유럽과 TPP 국가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일본 농업시장 개방을 요구한다면 협상은 생각 외로 빨리 마무리될 수 있다. 다음 달 나루히토 왕세자의 일왕 즉위와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추진하는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상’을 원할 때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9월 미국과 일본은 일본에 대한 대일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합의했다”며 “단순히 농업시장을 개방하는 것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는 7월 총선을 앞두고 아베 총리가 무작정 미국에 양보하기도 쉽지 않다.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미국의 TPP 복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앞서 미국은 일본이 주도하는 TPP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탈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