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文정부 마지막 檢총장 후보자 김오수…논란 속 檢 개혁 완수할까

文, 3일 오후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檢총장 후보자 지명
박상기·조국·추미애 3명 장관 보좌…"대통령 국정 철학에 부합"
권익위원장·금감원장·공정위원장 등 후보…"최다 노미네이션 후보"
'법무부 5적' 꼽히기도…김학의 사건 '셀프 수사' 우려도
  • 등록 2021-05-03 오후 7:58:02

    수정 2021-05-03 오후 9:23:21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어렵고 힘든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58·사법연수원 20기)이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앞에서 이 같은 짧은 소감을 전한 뒤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될 서울고검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 후보자의 검찰총장 취임 후 최대 과제는 임기 말을 맞은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 과제인 ‘검찰 개혁’의 마무리다. 그간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등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는 데 집중해 왔다. 미완의 검찰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산적해 있는 과제를 그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사진=연합뉴스)
“대통령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 인물”…3명의 장관 모신 김오수

지난달 29일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추천위)는 김 후보자,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사법연수원 24기), 구본선 광주고검장(53·23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59·23기)의 총 4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4명의 후보 중 김 후보자가 단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총장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박상기·조국·추미애 법무부 장관 3대 연속 차관을 지내며 현 정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2년 전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될 당시에도 최종 후보 4인에 이름을 오른 것을 비롯해, 국민권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군에도 올라 여권의 신임이 두터운 것을 증명했다. 이에 대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최다 노미네이션 후보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췄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지명 전 유력설(設)과 동시에 부정적인 시각도 다소 존재했다. 추천위 위원 중 상당수는 검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있고, 정치적 외압을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총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지점에서 김 후보자는 ‘정치적 편향성’이 뚜렷해 차기 검찰총장으로 부적절하다는 분석이 따랐으며 실제 가장 적은 득표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차관 재직 시 조국 전 장관 수사를 두고선 대검찰청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후배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는 등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법무부 5적’ 중 1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추천하기도 했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이 이를 거부해 무산된 이력도 있다. 최근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의혹 사건으로 수원지검의 서면 조사도 받았다.

‘정권 수사 방패막이 지명’ 비판도…檢총장 제1 덕목 ‘정치적 중립’ 입증 과제

이 같은 논란에도 정부는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이 큰 덕목으로 꼽히는 검찰총장 자리에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여권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 등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 정권 관련 주요 사건을 막아줄 ‘방패막이’가 돼 줄 사람을 지명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더해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후보자는 향후 청문회 과정 등에서 과거 법무부 차관 시절의 친정권적 행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취임 이후에도 현재 진행 중인 여러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 진행 및 차기 대선 관련해 검찰총장으로서 역할과 방침을 분명히 국민에게 확인시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이해 충돌’의 문제도 있다. 김 후보자는 김학의 사건 피의자로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김 후보자는, 연락이 닿지 않던 박 장관 대신 보고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검찰 조사를 수차례 거부하다 최근 서면 조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아직 기소 여부가 결론 나지 않았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 마무리 전 김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한다면, ‘셀프 수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날 청와대의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적 과제인 검찰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그 소임을 다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 등 야당은 “매우 부적절하고 실망스러운 결과다. ‘검찰 장악 선언’의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성토했다.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는…

△1963년 전남 영광 △서울대 법학 △1991년 사법연수원 20기 △1994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2002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2004년 광주지방검찰청 공판부장검사 △2006년 인천지검 특수부장검사 △2008년 청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 △2013년 부산지방검찰청 1차장검사 △2015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2017년 법무연수원장 △2018년 법무부 차관 △2020년 現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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