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수익으로 신사업 기반 만들죠"

[K-인공지능 생태계를 가다]⑪셀바스AI
곽민철 대표 "AI, 장기적 산업…전략적 접근 필요"
셀바스AI, AI 제품화하며 수익 내는 '선순환 구조'
의료부터 교육, 법조 등 '버티컬' 공략으로 차별화
  • 등록 2023-04-24 오후 7:03:58

    수정 2023-04-24 오후 7:25:13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곽민철 셀바스AI 대표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AI 기술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SW)처럼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죠. 챗GPT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처음엔 개발자를 비롯해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짓말을 하는 등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으니까요.”

곽민철 셀바스AI 대표가 손꼽는 인공지능(AI) 개발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기술의 상용화와 사업화’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이다. 챗GPT처럼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 AI의 불확실성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해서다.

곽 대표는 “AI 분야에서 사업화, 상용화 경험이 있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불확실성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또한 AI 기술을 어떻게 비즈니스모델로 만들어갈지 노하우도 쌓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셀바스AI는 음성인식 AI 전문기업으로 HCI(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 분야에서만 24년간 연구개발(R&D)을 해왔다. 긴 사업경력 덕분에 음성인식부터 합성, 자연어 처리 등 대부분 분야에서 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국내 1호 AI 상장기업’이라는 호칭까지 얻을 정도지만 곽 대표는 기술력을 자랑하기보다 기술의 제품화에 더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 대표는 “AI는 단발적인 기술 개발에서 끝나는 산업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산업”이라며 “결국에는 AI 기술을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해본 기업만이 새로운 기술을 접해도 끝까지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곽 대표의 경영 전략 덕분에 셀바스AI는 안정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수익을 내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몇 안 되는 AI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곽 대표는 “AI 기술을 사업화해 수익을 내다보니 다음 기술을 연구하고 또 제품화할 수 있는 체력도 갖출 수 있는 것”이라며 “자본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다시 수익을 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셀바스AI는 AI를 기반으로 한 제품의 매출이 기존 솔루션 제품의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곽 대표는 특정 영역을 타깃으로 한 ‘버티컬’ 서비스나 제품을 통해 AI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초거대AI 시장이나 챗GPT와 같은 범용 시장에서 국내외 빅테크들과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대부분 국내 AI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본다”며 “AI 기술이 필요한 영역에서 특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셀바스AI는 법무부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며 사법기관에 ‘AI음성인식’을 공급했고, 교육 분야에서는 AI를 융합한 디지털 교과서 솔루션을 개발해 교재 발행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 중 사법기관에 공급한 AI음성인식 서비스의 경우 조서 작성 등에 특화한 것이 특징으로 셀바스AI만의 차별화한 기술과 노하우를 담았다. 일반적인 AI음성인식 서비스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전문 용어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물론 사법기관별 환경까지 고려해 음성을 인식하고, 법률 자문 등 필요한 기능도 제공한다.

곽 대표는 “버티컬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품질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며 “특히 AI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20년 넘는 연구개발 기술과 데이터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어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셀바스AI는 버티컬 시장을 조금씩 확장해 AI의료, AI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종합적인 AI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곽 대표는 “AI 기술이 가져오는 가치는 궁극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바꿨을 때 나온다”며 “키오스크 터치 등 없이 음성으로만 음식을 주문하고, 노트북이나 PC 없이도 조서를 작성하는 그런 환경이 셀바스AI가 만들어나갈 AI 환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곽 대표는 AI 기술이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제품화하려면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도 이어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 의료분야는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아직 법이나 제도 등에서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자율주행 관련 법이 순차로 완화하며 사업자들에 준비할 시간을 준 것처럼 의료분야도 예측 가능성을 줄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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