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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일론 머스크가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라면 로버트 스카린지는 클라크 켄트(슈퍼맨)”라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두 최고경영자(CEO)의 차이가 크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양사의 전기차 전략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아류로 묻힐 뻔한 리비안을 월가의 최고 기대주 반열에 올려놓은 건 테슬라와 같은 길을 가려다 좌절을 겪은 뒤 차별화를 꾀한 스카린지의 영리한 전략 덕분이다.
머스크와 스카린지를 아이언맨과 슈퍼맨에 각각 빗댄 언론 인터뷰는 많다. 최근 미 최고 권위의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스카린지에 대해 “정말 짜증난다. 비건 식이요법과 산악자전거에 대한 집착으로 키도 크고 몸도 좋은데 똑똑하고 친절하며 조용하지만 자신감이 있다”며 “그의 안경과 갈색 곱슬머리에서는 클라크 켄트 분위기마저 느껴진다”고 묘사했다.
포브스는 더 노골적이다. 유명인들에 둘러싸인 토니 스타크처럼 머스크가 모델이나 팝스타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동안 스카린지는 (비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진 않더라도) 가정적인 남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포브스는 “허세만 부리고 쇼맨십에 능하며 트위터 계정을 사실상 마케팅팀으로 만든 머스크와 달리 스카린지는 온화한 매너의 클라크 켄트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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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심을 한 게 18살 때다. 그는 뉴욕에 있는 랜슬리어 공과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MIT 슬론 오토모티브 랩에서 기계공학 학위를 땄다.
테슬라의 존재에 좌절하기도 했다. 2009년 그는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고성능에 연비가 좋은 전기차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내 좌절했다. 당시 이름이 ‘메인스트림 모터스’였던 리비안은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고백했다. “테슬라가 이미 달성한 것 이상의 성과는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전략을 바꾸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1년 리비안은 스포츠카가 아닌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노선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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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리비안은 지난 10일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이후 거래일 닷새 만인 15일(현지시간)에는 시가총액 1400억달러를 돌파,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자동차 기업에 등극했다. 포브스는 리비안을 “미국에서 매출 없이 가장 시장가치가 커진 기업”이라 묘사하기도 했다. 스카린지 순자산도 약 10억달러로 뛰어 세계 891번째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비안에는 테슬라처럼 인류의 화성 이주 같은 거창한 목표는 없다. 스카린지는 지난해 3월 언론 인터뷰에서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을 바꿔버린 데 책임을 지고 아이들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되돌려 놓자는 것이 리비안의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리비안 내부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 관한 것(It’s about our kid’s kid’s)’이라고. 그것이 내가 이 회사를 시작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