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타이틀에 도전하는 에이피알은 기업가치 1조5000억원을 노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에이피알이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위상이 한단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 상장주선인 IPO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은 IPO 주관 실적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신한투자증권의 작년 IPO 주관 실적은 549억원으로 2022년(6021억원) 대비 약 90% 감소했다. 주관 건수는 4건으로 전년 5건 대비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주관을 맡으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증권사들 사이에선 부동산 중심 수익구조에서 IPO 성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사장단이 모인 간담회에서 증권사의 부동산 위주 영업이 과도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에이피알은 2~8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14~15일 공모청약에 나선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의 최대 공모금액 758억원 중 606억원을 맡는다. 이번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연초부터 수백억원 규모의 상장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게 된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AGE-R&화장품) 등 화장품 브랜드를 필두로 포토그레이(무인사진관), 널디(패션), 포맨트(향수), 글램디바이오(건강기능식품) 등을 보유한 연매출 4000억원 규모의 뷰티테크 기업이다. 희망공모가는 14만7000~20만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조5168억원에 달한다. 전체 공모 주식 수는 37만9000주이며, 이중 7만주는 최대주주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의 구주매출 물량이다.
최근엔 상장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에이피알에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보냈기 때문이다. 에이피알이 진행 중인 소송과 관련해 상세한 설명을 요구한 것이다. 당초 1월 말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월 초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미뤘다. 다만 에이피알은 일정이 예정보다 지연됐을 뿐 기업가치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에이피알 상장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IPO 시장에서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이피알에 이어 예상 시가총액 3조원 규모로 거론되고 있는 초특급 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 공동 주관도 앞두고 있어서다.
이에 신한투자증권도 올해 공모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ECM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긴 했으나 올해는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치엠파마, 스테이지파이브 등의 상장 주관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