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남 김형욱 기자]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주식 원화 채권의 가치가 동시에 급락했다. 이른바 ‘트리플 약세’다.
시장은 이번 북미간 ‘강대강(强對强) 대치’를 과거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전쟁까지 시사한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웬만한 북한 뉴스에는 내성이 생겼다”는 기존 통념과는 약간 달랐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1원 상승한(원화 약세) 11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3일(1136.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루 상승 폭(10.1원)은 지난 4월14일 10.3원 급등한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컸다. 이는 개장 전 시장의 예상보다 더 오른 것이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는 뉴스는 과거 사례들과 비교해 그 수위가 다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소식은 (이전처럼) 북한이 으름장을 놓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시장에서도) 무력 충돌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주식시장 역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43포인트(0.31%) 내린 2387.53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외국인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237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채권은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 원화 채권도 투자심리 하락을 면하기 어렵다
인접한 일본과 중국의 금융시장도 휘청였다. 초안전자산인 엔화로 돈이 몰리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했고, 일본 증시도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1.29% 내린 1만9738.71에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0.19% 내렸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다음달 말 한미연합 을지훈련이 있을 때까지는 시장에 긴장감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