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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김영아 판사는 7일 한모(86)씨와 노모(91)씨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해 한씨와 노씨에게 각각 21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김 판사는 “이 사건은 5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강제로 억류한 일련의 비인도주의적 행위”라며 “북한이 원고들을 포로송환절차에 따라 돌려보내지 않은 것은 제네바 제3협약 등에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행위가 이루어진 기간, 불법행위의 내용, 이로 인해 원고들이 겪었을 고통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위자료의 전체 금액은 원고들이 주장한 금액은 적정하다”고 강조했다.
선고 직후 법정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특히 국군포로 송환 문제에 대해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수한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장은 “올해가 6·25전쟁 70주년, 7월 27일이면 정전 67주년으로, 국내 생존 국군포로 23명의 어르신들을 편안히 모시고 존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길 기대하며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 역시 시민단체가 아닌 국가가 나서서 데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씨는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서 정치권과 물망초를 제외하곤 관심을 두지 않는다. 섭섭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씨와 노씨의 위자료 지급 방안은 물론 국내에 생존해 있는 탈북 국군포로들에 대한 추가 소송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물망초는 해당 위자료를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한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통해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대표로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받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재단은 2005년 북한과 협약을 체결해 조선중앙티비 영상을 비롯한 모든 저작물의 저작권료를 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아, 국내방송사 등으로부터 저작권료를 징수해 2008년까지 북한으로 송금해 왔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발생하자 대북송금이 금지됐고, 재단은 현재까지 약 20억원을 법원에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씨와 노씨는 국군으로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해 포로로 잡혀간 뒤 각각 2001·2000년 탈북했다. 이들은 “탄광에서의 강제노역 및 학대와 본인과 자녀에 가한 신분 차별 등 인권침해 등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2016년 10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김일성 북한 주석에 대해 1953년부터 1994년 7월 사망까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각 5억1000만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 1994년 7월부터 탈북시점인 2000~2001년까지 손해배상 책임 각 90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주석과 김 전 위원장의 수령 지위를 상속한 김 위원장에 대해 지위의 상속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으며 손해배상액을 한씨와 노씨 각 2100만원씩, 총 4200만원으로 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