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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전날 ‘잠룡 지지율 9%’ 발언에 이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대표 등 비주류 다선의원을 겨냥해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정치에 완전히 오염된 분들이 당 개혁과 쇄신을 이야기하는데, 도로 3김 정치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의원들을 줄 세우거나 정치적 야심의 도구로 쓰려고 하면 이 당은 절대로 쇄신도 발전도 할 수 없다”며 “3김 정치의 전형적인 사고와 목표에 익숙해 핏속까지 그 행태가 흐른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가 비주류의 당 쇄신 행보를 김 전 대표 등 비주류 대선주자의 정치적 야심으로 비하하며 연일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은 조기 전당대회 등 당 지도부서 제시한 쇄신안을 그대로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김문수 전 경기지사·남경필 경기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원희룡 제주지사 등 대선주자 지지율을 다 합해도 지지율 9%도 안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정말 큰 인물로 큰 정치인으로 잘 처신하고 행동해달라고 하는 덕담”이라고 했다.
비박계도 공세적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전대론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제안을 하는 것은 결국 또 이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라고 일축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가 사퇴 시점을 거국중립내각 수립 이후로 잡은 건 내각에 진박(진실한 박근혜) 인사를 심으려는 흑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지도부의 버티기는 하루하루 당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다만 분당 가능성은 있지만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있어야 분당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그 역할을 할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분당은 어려울 것”이라며 “당 내홍이 심한데도 분당 얘기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