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라데팡스파트너스(라데팡스)가 최대주주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으로부터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32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라데팡스는 국내 한 대형 기관투자자를 주요 출자자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월말까지 펀드 조성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고(故) 임성기 회장 타계 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상속세 5400억원 중 절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상속세 조기 완납을 통해 오버행(overhang) 이슈를 해결하고 그룹경영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게 라데팡스 측의 설명이다. 라데팡스는 향후 송 회장과 협의해 추가적인 사업의 인수와 통폐합을 포함한 사업재편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KCGI(강성부펀드)의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인 김남규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운용사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법무실 수석변호사를 거쳐 컨설팅업체 아콜레이드 등에서 인수·합병(M&A)과 인수후통합(PMI) 전략을 기획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송 회장은 라데팡스와 경영 및 의결권 공조, 일부 지분의 재매입권한 등을 골자로 한 주주간계약을 통해 경영지배력을 유지하게 된다. 송 회장은 이번 거래를 통해 지난 2020년 타계한 고 임성기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를 조기 상환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데팡스는 지분취득 이후, 최대주주와 협력해 한미약품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사업 부문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 ▲신약개발 투자 확대를 통한 전문의약품 경쟁력 강화 ▲중국 시장 진출 성공을 발판으로 한 중동, 유럽,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배당성향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가 독특한 점은 거래 후 라데팡스의 지분율이 송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섬에도 불구하고 송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라데팡스는 “거래 후 송 회장보다 지분율은 높으나 공동보유약정을 통해, 의결권과 철학을 공유한다”며 “사업과 R&D는 최대주주가 집중하고, 사업·지배구조 재편과 재무전략에 적극적으로 PEF가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분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경영진의 강점을 살리면서, 재무적 투자자가 이를 보완하여 적극적으로 경영에 조력하는 차별화된 ‘Friendly Engagement Fund’ 로서 투자를 이끌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