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침체된 패션시장 구원투수로 등판한 삼성물산

패션 시장 주축인 남성복·여성복 정체 지속
이례적인 설명회 개최…"패션 시장 활성화 위한 자리"
에잇세컨즈 론칭하며 외산 SPA 영향력 확대 견제
  • 등록 2017-08-31 오후 3:55:26

    수정 2017-08-31 오후 6:25:59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국내 패션 시장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정체기 탈출을 위해 국내외 패션 분석과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내 패션 시장의 정체기에 따른 위기감에서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패션 지킴이 삼성물산…“침체된 시장에 활력 불어 넣어라”

31일 삼성패션연구소는 서울 도곡동 사옥에서 ‘2017 가을겨울(F/W) 시장분석 및 트렌드’를 소개했다. 대규모 미디어를 대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패션 1등 기업이자 오랫동안 패션 시장을 이끌었던 기업으로써 패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국내 패션 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1인 가구의 증가 △사상 최대의 가계 부채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갤럭시, 로가디스, 구호, 빈폴레이디스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브랜드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올 F/W 시즌에 가성비를 중시한 제품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2012년부터 국내 패션산업 지킴이 역할을 자처했다. 2012년 일명 ‘이서현 브랜드’로 불리는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해 외국 SPA 브랜드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했다. 지난해엔 중국 최대 온라인그룹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모바일·온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1월에는 남성복 브랜드 ‘준지’를 이탈리아 시장에 선보이며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이지은 삼성패션연구소 그룹장이 국내 패션 업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패션 시장 두 축인 남성복·여성복 정체 심화

최근 패션시장은 살아남는 게 과제가 됐을 정도로 위축돼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션·잡화시장은 전년대비 2.1% 증가한 38조8491억원에 머물 전망이다. 남성복 시장의 정체 속에서 스포츠 의류와 SPA가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복과 캐주얼, 스포츠 의류의 소폭 상승도 점쳐진다.

국내 패션시장은 2011년 12%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패션 시장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남성복과 여성복이 동반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남성복 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0.3% 줄어든 4조99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널뛰기를 반복하는 남성복 시장의 비중은 2008년 19.5%에서 지난해 13.2%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12.9%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여성복의 경우 1.5% 증가한 6조3114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과거 3~4% 성장률엔 아직 미치지 못하면서 패션시장 내 여성복 점유율은 22.5%(2008년)에서 16.2%(2017년)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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