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부의 1.3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주물량이 늘어난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3구 매물이 급증했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만671건 대비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9295건으로 17% 증가했다. 전국에서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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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서울 광진구가 961건에서 1348건으로 40.2% 늘었고 뒤를 이어 서초구가 33.5% (3231건→4316건), 강남구 26.1%(4053건→5111건) 송파구 23.1%(3524건→4341건)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올해 강남권 입주물량이 1만여 가구에 달하면서 매물이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3375가구 규모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가 입주를 시작했고 오는 8월에는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 11월에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6702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 공사비 증가 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일부 실망 매물도 나오고 있다. 특히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을 앞두고 세금 부담에 주택을 정리하려는 다주택자 매물도 여전히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소폭 늘면서 이 기회에 집을 팔려는 집주인도 늘고 있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1.3대책 이후 매수·매도가 모두 늘었는데 거래가 있을 때 한시라도 집을 팔려는 는 움직임이 있다”며 “다만 급급매로 내놓는 경우는 이전보다 많지 않아 매물과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수석연구위원은 “강남권은 올해 입주물량이 많아 매물은 더 늘어날 것이다”며 “특히 부동산 침체로 정비사업의 속도가 나지 않다 보니 다주택자 위주로 매물을 내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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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강남은 주택 가격이 워낙 높고 지난해 집값 조정을 거의 받지 않아 세금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에 6월 이전에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올해부터 증여취득세 과표기준이 ‘시가인정액(시세)’으로 바뀌면서 증여매물이 매도 매물로 전환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반등 조짐에 대해서는 부동산 지표가 아직 엇갈리고 있어 반등의 시기가 왔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려면 매물은 줄고 거래가 늘어나야 하는데 두 지표가 모두 늘고 있다”며 “1·2월 거래량 증가는 1·3대책 영향이고 3월 거래는 세금 부담 완화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 다만 매물은 늘었지만 이를 소화시킬 정도의 추격매수는 없어서 반등 신호는 아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