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D램 치킨게임 오나…DDR5마저 가격 떨어진다

中 창신메모리 등 D램값 50% 할인 파상공세
D램 재고는 쌓이는데 IT 기기 수요 회복 더뎌
HBM·eSSD 고부가가치 제품 의존 커질 전망
  • 등록 2024-11-20 오후 4:16:16

    수정 2024-11-20 오후 4:16:16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파상공세 속에 D램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도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구형 D램이 아닌 DDR5마저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의존도가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칩. (사진=AFP)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수요 둔화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DDR4, LPDDR4X와 같은 범용 D램 가격은 충분한 공급량과 수요 감소로 이미 하락 추세”라며 “DDR5, LPDDR5X와 같은 고급 제품도 수요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DDR4, LPDDR4X 등 범용 반도체 가격은 더 큰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공급업체의 급속한 생산 능력 확장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외에 가장 큰 D램 생산 업체로 자리매김했다고 진단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CAPA)을 늘리면서 레거시 반도체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창신메모리 등이 구형 D램 가격을 시중가격보다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보도마저 나오며 D램 치킨게임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에 반해 스마트폰, PC 등 IT기기 수요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어 반도체 재고가 쌓일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기업 수익성이 당분간 악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레거시 D램 외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과 선단 공정의 D램 제품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레거시 제품 비중을 줄일 방침이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나머지 IT 기기 수요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결국 두 회사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HBM이나 기업용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매출 중에서 HBM 매출 비중이 3분기 30%를 차지한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비중이 2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3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은 지연됐으나 AMD,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등 다른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하게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AI 서버뿐 이라 HBM이 수익성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준다”며 HBM 의존도는 심화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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