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중동 리스크에 국제 유가 2달만에 60달러 돌파

美재고 감소, 멕시코만 열대 폭풍 예보에 급등
지속된 중동 긴장도 상승 요인
  • 등록 2019-07-11 오후 5:41:58

    수정 2019-07-11 오후 5:41:58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국제 유가가 2달 만에 6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치로 급등했다.

11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0.80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 5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67.24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국 재고가 급감하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 올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950만 배럴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 한 300만 배럴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미국석유협회(API)도 전날 810만 배럴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유전과 인접한 남동부에 열대성 저기압이 북상한 것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셰브런과 셸 등 주요 석유 회사들은 10일 또는 11일 멕시코만에 열대성 폭풍이 올 수도 있다는 예보에 따라 생산을 중단하고 철수에 나섰다.

멕시코만은 미국 전체 원유의 17%가 생산되는 곳으로 일 평균 1200만배럴이 나온다.

연일 고조되는 중동 긴장감도 지속적인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속 무장선은 페르시아만에서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선박 5척은 이날 페르시아만에서 출항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건너가던 영국 유조선에 접근해 항로를 바꾸고 인근 이란 영해에 정박하라고 했다.

이는 지난 4일 영국령 지브롤터가 이란산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던 이란 유조선을 억류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당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자국 유조선을 억류한 영국이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이란 핵 협정(JCPOA)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의 갈등도 지속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이란에 대한 제재는 상당폭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석유를 수출하지 못할 경우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삭소방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가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수치화할 수 없는 (유가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전일 대비 0.4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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