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올해부터 한국도 만 나이를 적용한다고 하는데요. 한국식 나이 대신 만 나이를 적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또 만 나이를 적용하면 어떤 것이 달라지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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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6월부턴 ‘만 나이’로 통일
오는 6월 28일부터는 전 국민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됩니다. 작년 12월 8일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민법·행정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매년 출생일을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늘게 되는 겁니다.
그간 한국에서는 세 가지 나이 계산법을 혼용해 왔습니다.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 세 가지입니다. 세는 나이 기준으로는 출생일부터 한 살로 계산해 다음 해 1월1일부터 한 살씩 증가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이 계산법이라 ‘한국식 나이’로도 불립니다. 연 나이는 다음 해 1월1일부터 한 살씩 계산하는 방식으로, 당해연도에서 출생한 연도를 빼 계산합니다. 만 나이는 0살로 시작해 매년 출생일을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늘어나는 계산법입니다.
가령 2022년 12월31일에 태어난 아이가 있다고 가정하면 2023년 1월1일을 기준 세는 나이로 ‘2세’, 연 나이로는 ‘1세’, 만 나이로는 ‘0세’ 총 3가지 나이를 갖게 되는 셈입니다.
알쏭달쏭 세 가지 나이 계산법, 일상 넘어 ‘법적 다툼’까지
가깝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나이 계산법이 문제가 됐던 경우가 많습니다. 5~11세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소아 백신 접종 당시 만 나이와 연 나이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적용할지가 논란이 됐습니다. 또 방역패스 적용 대상은 연 나이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혼선을 빚은 적도 있죠.
또 만 나이 기준인 ‘6세 미만 아동 대중교통 무료’ 혜택을 세는 나이 기준으로 착각한 부모님들이 회사를 상대로 환불 요청을 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나이 해석에서 비롯된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를 ‘56세’로 정했는데, 이를 연 나이로 봐야 하는지 만 나이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법적 분쟁이 일었습니다.
당사자들이 불복하면서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판단은 재차 뒤집혔습니다. 1심 만 55세→2심 만 56세→대법원 만 55세로 판결한 겁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령ㆍ계약에서 표시된 나이를 만 나이로 해석하는 원칙이 확립돼 나이 해석과 관련한 불필요한 법적 다툼과 민원은 사라질 예정”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국민들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법제처가 작년 9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총 6394명 참여)에 따르면, 응답자 81.6%(5216명)가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민법 및 행정기본법 개정안 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 86.2%(5511명)은 일상에서도 만 나이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제도의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김재규 국가행정법제위원회 위원은 관련 토론회에서 “병역 관련 법령, 시험응시·교육 관련 법령상 연 나이 규정은 그래야 할 이유가 있어 채택된 것이므로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예컨대 병역법은 병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입대 연령을 연 나이로 계산해오고 있습니다.
법제처는 앞으로 연 나이를 규정하는 개별 법령을 만 나이로 개정하는 방안을 위한 연구용역,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개별 법령을 정비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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