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기부자 지갑 닫혔다…현금 기부액 사상 첫 감소

통계청 '2023년 사회조사 결과'…2년새 1만3200원↓
고소득가구서 더 줄어…300~400만원가구 증가폭 최대
현금기부 횟수 10.6회 동일… 물품기부 4.1회로 감소
  • 등록 2023-11-16 오후 7:03:54

    수정 2023-11-16 오후 7:26:45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해 고액 기부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1인당 현금 기부액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보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 통계청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직전 1년간 기부자 1인당 평균 현금 기부액은 58만9800원으로 2021년 60만3000원과 비교해 1만3200원(2.2%) 감소했다.

1인당 평균 현금 기부액이 줄어든 것은 2011년부터 2년 단위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2011년 16만7000원이었던 현금 기부금은 증가 폭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오름세를 유지해왔다.

다만 기부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한 13세 인구 1인당 평균 기부액은 13만3500원으로 2021년 12만4400원보다 9100원(7.3%) 증가했다. 기부자 1인당 평균 기부액은 줄었지만 총 기부액 자체는 늘었다는 의미다.

세액공제율 확대 등의 유인을 통해 기부자와 현금 기부 규모가 늘어났지만, 어려워진 경제 상황 탓에 고액 기부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별로 보면 평균 기부액이 큰 고소득 가구일수록 현금 기부액이 더 줄었다.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의 1인당 평균 현금 기부액은 74만9200원으로 2021년 89만6900원보다 14만7700원(16.5%) 감소했다.

소득 500만∼600만원 가구와 400만∼500만원 가구의 현금 기부액도 같은 기간 각각 4만2500원(6.9%), 4만1800원(7.1%) 줄어든 57만1600원, 54만56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구들은 전체 기부금 총액도 줄어 13세 인구 1인당 평균 기부액도 전부 감소했다.

반면 소득 100만∼200만원 가구의 1인당 평균 기부액은 37만7200원으로 2021년 36만1000원에 비해 1만6200원(4.5%) 증가했다. 200만∼300만원 가구도 45만6500원으로 같은 기간 3만1000원(7.3%) 늘었다. 특히 소득 300만∼400만원 가구는 2021년 44만5500원에서 10만1000원(22.7%) 늘어난 54만6500원으로 증가 폭이 컸다.

한편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3.7%로 2년 사이 2.1%포인트 증가했다. 향후 기부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1.6%포인트 늘어난 38.8%로 집계됐다. 기부 내용을 보면 현금 기부 횟수는 2년 전과 비교해 10.6회로 동일했으나 물품기부 횟수는 4.6회에서 4.1회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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