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위기 탈출하나…“737맥스 업데이트 완료”

추락사고 원인으로 꼽힌 MCA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완료
보잉 추락사고 여파로 지난달 항공기 주문 한건도 못 받아
신뢰 회복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 걸릴 것
  • 등록 2019-05-17 오후 5:53:14

    수정 2019-05-17 오후 5:53:14

△미국 워싱턴에 있는 보잉 공장에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지난해 두 차례 추락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737맥스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737 맥스 기종의 문제로 지목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을 모두 업데이트했다”면서 “조만간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안정성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FAA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737맥스 기종의 비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MCAS는 비행기 기수(비행기 앞머리) 각도를 인식하고, 기수를 자동으로 움직여 비행기 추락을 방지해주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잇따른 추락사고가 이 프로그램의 오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잉은 이날 MCA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총 207차례, 360시간 이상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다니엘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투명하고 꾸준한 절차를 거쳤으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업데이트된 MCAS 소프트웨어가 탑재 된 737맥스는 가장 안전한 항공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보잉은 추락사고 여파로 103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737맥스 기종을 포함해 항공기를 단 한 대도 주문받지 못했다. 지난 3월 독일 루프트한자와 영국항공이 각각 20대, 18대를 구매한 것이 마지막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보잉은 지난해 4월 76대 항공기 주문을 받았다.

최근 보잉뿐만 아니라 항공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하나도 주문받지 못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운송 부문 수석 분석가 필립 배걸리는 “737맥스 이외의 보잉 기종에서 결함이 발견된 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737 맥스 때문에 다른 기종 구매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사들은 보잉이 항공기 가격을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 리스크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보잉은 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추락사고 유족들에게 최소 1조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노르웨이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의 항공사들은 737맥스 운항 정지로 피해를 봤다며 보잉 측에 피해 보상을 요청한 상황이다.

항공 업계에서는 사고 위험성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보잉이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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