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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가상화폐를 활용한 자금조달 방식, 이른바 ICO(Initial Coin Offering)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29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올해만 IT벤처기업을 중심으로 70여 기업이 독자 가상화폐를 발행해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올 4월 미 벤처기업 그노시스가 몇 분 새 100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데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5월 말에는 브레이브 소프트웨어가 1분도 안 돼 400억원 상당의 자금을 모았다. 이달 들어선 스위스의 스테이터스가 ICO를 통해 역대 최대규모인 3000억여원 규모를 모아 화제가 됐다. 미 가상금융 전문 시장조사 회사 ‘스미스+크라운’에 따르면 올 들어 기업이 ICO로 조달한 자금은 7억6102만달러(약 8683억원)로 집계됐다. 반년도 안돼 지난해 연간 실적(1억252만달러)의 7배를 넘어선 것이다.
기업으로선 경영권이 걸린 주식을 파는 대신 새로 만든 코인을 파는 만큼 부담이 적다. 더욱이 IPO 때 필요한 복잡한 절차 역시 간소화할 수 있다. 직접 투자라는 점에서 크라우드펀딩과도 유사하지만 ICO는 크라우드펀딩과 달리 이자나 서비스 같은 걸 제공할 필요도 없다.
닛케이는 “기업 자금조달을 위해선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며 “그러나 회계처리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관련 법규가 없어서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