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장롱에 숨긴 남성과 함께 있던 여성이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허모씨와 도피를 도운 여성 한모씨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서울 동작경찰서는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송치된 허모(41)씨가 체포될 당시 같이 있던 여성 한모씨를 지난 8일 범인도피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허씨는 지난 1월 동작구 상도동 한 빌라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비닐에 싸 장롱에 숨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신고를 받고 시신을 발견해 수사에 나섰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모텔에서 허씨를 체포했다. 한씨는 허씨가 체포될 당시 모텔에 함께 있었던 인물이다.
경찰은 지난 1일 허씨와 한씨에게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 문제로 어머니와 다투다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했다”며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고, 법원도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씨는 “(허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법원 역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씨는 지난 8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허씨를 송치한 경찰은 이 둘이 범행과 관련해 서로 연락한 사항이 있는 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한씨에 대한 수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했다.
한편 허씨의 범행은 지난달 16일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드러났다. 학교는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A군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구청에 이를 알렸고, 자택을 방문한 구청 공무원이 집 안에서 인기척을 느끼지 못해 근처에 살던 A군의 큰어머니에게 이를 알렸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지난달 27일 집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장롱 속 시신 2구를 발견해 수사를 시작했다.
허씨는 두 사람의 시신을 비닐에 싸 장롱에 넣어 두고 동거인인 40대 여성 한모씨와 함께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를 끄고 모텔을 전전하며 은신해 있던 허씨와 한씨는 서울 성동구 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