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 한류바람…태국 영재학교 출신 KAIST에 입학

태국영재학교를 졸업한 판 시리비리야쿨씨, 친형에 이어 KAIST에 입학
태국 의대 포기하고 KAIST행 선택 "고국으로 돌아가 사회에 기여하는 과학자 되고싶어"
  • 등록 2016-06-22 오후 7:27:39

    수정 2016-06-22 오후 7:27:39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최근 아시아권에서 한류 열풍을 타고, 태국 영재학교 졸업생이 친형에 이어 KAIST에 입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 KAIST에 따르면 태국 마히돌 위따야누손 영재학교(Mahidol Wittayanusorn School)를 졸업한 판 시리비리야쿨(Pan Siriviriyakul·20) 씨가 2015학년도 학사과정 외국인 전형에 합격해 지난해 가을 KAIST에 입학했다.

같은 영재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KAIST 학사과정에 입학한 형 프라치 (Prach Siriviriyakul) 씨는 바이오및뇌공학과 학사과정을 마친 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 진학해 금융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태국에서 금융컨설팅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KAIST의 열성팬’인 판 씨는 고교졸업 후 태국 쭐랄롱꼰(Chulalongkorn)대 의학과에 합격했지만 기계공학이 좋아 의대를 포기하고, KAIST에 입학했다.

미국과 유럽권 대학에 가지 않고 KAIST에 지원한 배경을 묻자 판 씨는 “대한민국은 자동차, 정보통신 등 최첨단 기술이 발달한 나라”라며 “미국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데 굳이 등록금이 비싼 미국대학에 갈 이유가 없다. 게다가 한국은 정서적으로 가깝고, 친근해서 지원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수업과정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태국 영재학교는 영어교과서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주요과목은 영어로 수업한다. 영어에 익숙해서인지 KAIST 강의가 크게 어렵지 않다”라며 크게 웃었다.

학교생활을 하며 그가 느낀 태국대학과 KAIST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구환경’이다.

판 씨는 “태국은 공학 분야에서 뛰어난 대학이 없어 연구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반면 KAIST는 좋은 연구장비에 연구를 장려하는 분위기여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앞으로 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그는 “태국은 사탕수수가 많이 나는데 농민들이 왜 설탕을 추출하는 기계만을 사용하는지 고교시절부터 궁금했다”며 “사탕수수에서 설탕 외에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농민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판 씨와 같이 태국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의 KAIST 입학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명을 포함해 최근 4년 동안 13명이 KAIST 학사과정에 입학했으며, 이들의 학업성취도는 최고 수준이다.

이승섭 KAIST 입학처장은 “경제수준과 관계없이 많은 나라가 과학영재 육성을 위해 영재학교를 운영 중”이라며 “세계 각국의 영재들이 KAIST에 진학하고 있으며,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AIST에는 2016년 봄 학기 현재 학사과정 184명, 석·박사과정 371명, 교환학생 142명 등 전 세계 86개국에서 697명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이다.

태국의 영재학교를 졸업한 뒤 의대 진학을 포기하고, 지난해 한국의 KAIST에 입학한 판 시리비리야쿨(Pan Siriviriyakul·20) 씨. 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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