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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왓챠는 기존 인력(약 210명)에서 100명 이상을 감축한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 관계자를 비롯한 일부 개인 투자자에게 수십억 규모의 단기성 자금 조달에 나서며 이러한 내용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 입장에서 손익분기점(BEP)을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 ‘고강도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왓챠가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실패로 자금난에 빠지며 신사업이 전면 보류되자 해당 사업군 인력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구조 조정의 범위가 더 커진 상황이다. 콘텐츠 제작 조직에서 더 나아가 경영지원 부문에 이르기까지 희망퇴직 범위가 늘어났다.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최대 55%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하는 것으로 안다”며 “BEP를 맞춰 어떻게든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박태훈 대표의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력 감축 이후 행보가 더 중요”
그간 왓챠의 성공에서 중요한 것으로 꼽혀온 것은 ‘콘텐츠 강화’였다. OTT 플랫폼 경쟁 국면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독점적 콘텐츠 확보 및 생산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단순 비디오 대여업에서 출발한 넷플릭스는 현재 매년 자체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글로벌 OTT로 성장했다. ‘인프라’가 아닌 ‘콘텐츠’로 OTT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넷플릭스가 보여준 성공 공식인 셈이다.
하지만 자금난과 신사업 보류 여파로 구조조정에 돌입한 왓챠가 콘텐츠 투자를 당장 늘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인력 감축으로 적자폭은 줄일 수 있겠지만, 박 대표 바람대로 왓챠의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며 “왓챠는 타 OTT 플랫폼과 달리 투자금과 구독료에 의존해왔는데, 자체적으로 수천억원을 쏟아 붓는 글로벌 OTT 플랫폼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