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에서 양극재 NCM622·523과 NCA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포인트 높아졌다.
음극재·전해질·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한번 충전했을 때 얼마큼 주행할 수 있는지 즉, 배터리의 용량을 결정한다. 니켈과 코발트를 기반으로 한 NCM·NCA 계열과 철을 기반으로 한 LFP 계열 등으로 나뉜다. 한국 배터리 제조사는 NCM 혹은 NCA를 사용하는데 반해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금속인 니켈과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대신 가격 경쟁력이 있는 LFP를 쓰고 있다. LFP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에너지밀도가 낮아 성능이 떨어지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NCM523(뒤 숫자는 함량을 의미·니켈 50%, 코발트 20%, 망간 30%) 사용량이 절반 줄어든 데 비해 니켈 함량이 높은 NCM622(니켈 60%·코발트와 망간 각 20%)와 NCM811(니켈 80%·코발트와 망간 각 10%) 사용량이 각각 7%, 5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성능이 더욱 좋아진다. 이와 관련 포스코케미칼(003670)도 양극재 광양공장 확장 3단계로 연간 생산량 3만t 규모의 NCMA 라인을 증설키로 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양극재 시장에서 니켈 계열 배터리가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화학(051910)은 “LFP 배터리는 저렴한 철을 사용해 가격 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무게 측면에서 단점도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메인으로 갈 수 있는 것은 NCM 계열 배터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CATL이 독일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테슬라가 유럽에서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며 “하반기 배터리 시장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LG화학이 배터리를 얼마큼 공급할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봤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LFP 비중이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수요 약세로 축소됐지만 이번 테슬라 탑재를 계기로 중국 외 시장까지 확산할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