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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3조7454억원·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05%, 95.47% 감소했다. 실적 하락의 원인으론 메모리반도체 불황이 꼽히며 삼성 플래그십 모바일인 갤럭시 S23시리즈와, 디스플레이사업의 호실적이 가까스로 전체 영업적자를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DS)부문의 경우 올 1분기 매출 13조7300억원과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무려 13조원 상당이 증발했다.
어닝쇼크 배경에는 DS부문의 캐시카우로 불리던 메모리사업부 부진 영향이 컸다.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시스템반도체 및 파운드리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을 합치면 양사 반도체사업 적자 규모는 8조원대에 육박해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음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재고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삼성의 감산 규모를 크게 보고 있다”며 “재고가 소진되면 다시 재고 빌드업 수요가 생길 것이고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도 “미국의 경기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PMI(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이번달 회복세를 보여 경기상황이 최악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및 시스템반도체도 회복도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실적 개선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세트업체 수요 증가는 불확실하고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크지 않다”며 “재고가 쌓여 감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감산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중장기 수요는 늘어날 것이기에 향후 첨단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미래 준비를 감산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AI(인공지능)·머신러닝과 오토모티브 응용 성장에 힘입어 중장기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할 안정적 공급력을 갖추기 위해선 리드타임이 긴 인프라를 중장기 관점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메모리사업 가운데 D램은 서버용 신규 CPU 출시와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DDR5와 고용량 모듈 수요, 하이엔드 모바일용 LPDDR5x 수요에 적기 대응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현재 기준으로 고객사의 PC, 서버용 D램 가운데 DDR5 채용 비중은 20% 초반 수준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 DDR5 선단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지속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DDR5 등 선단제품 비중이 크지 않기에 시장에 미칠 영향력도 아직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의 경우 2나노 설계 기초 인프라는 개발 순항 중이며 고용량 메모리 집적 기술인 8단 HBM3 2.5D 패키지 기술 개발을 완료해 향후 생성형 AI용 제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는 메모리보다 상황이 아주 나쁘진 않다”며 “IT 업계 입장에선 상반기보단 하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IT 세트 수요가 살아나면 시스템LSI사업 실적 개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