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집단발병이 일어난 곳은 콜센터로, 직원들이 밀집해 일하는 직장에서 추가 집단발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직장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대구와 경북서 둔화세 ‘뚜렷’…전체 확진자 수 감소 이끌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10일 0시 기준 대구의 신규 확진자수는 총 92명이다. 4일 405명, 5일 321명, 6일 367명, 7일 390명 등 꾸준히 300명 이상을 기록하다가 8일 297명, 9일 190명, 10일 92명으로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경북 역시 비슷하다. 경북의 신규 확진자수는 4일 89명, 5일 87명, 6일 123명, 7일 65명 등에서 8일 32명, 9일 26명, 10일 10명으로 최근 며칠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확진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대구와 경북에서 확진자가 줄어들며 전체 신규 확진자 수도 131명에 그쳤다.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된 지 50일 만이다. 비록 이날 확진자 수가 일요일에 의뢰된 검사에 대한 결과로, 주말에 진단 검사가 줄어든다는 것을 고려해도 확진자 둔화 추세가 나타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서 한숨을 돌린 것과 달리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는 대규모 집단발병 조짐이 나타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관련 확진자만 64명이 발생했기 때문. 이날 오후 3시 기준 해당 콜센터에서는 서울 40명, 인천 13명, 경기 11명 등 직원과 직원의 가족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현상이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밀접하게 일하는 직장이 많은 서울과 경기 등에서 집단발병이 발생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구와 경북보다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확진자가 나온 콜센터 11층에는 확진자들을 포함해 총 27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들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를 진행 중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관련 확진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지역으로 한 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다른 곳으로 전파도 쉬운 상황이다. 콜센터만 해도 서울에 위치해 있으나 인천과 경기 거주자들이 있어 동시에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직장 내 집단발병 우려 커도…방역당국 제어 어려워
문제는 직장 내 집단발병은 방역당국이 제대로 제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이나 학교, 어린이집 등의 집단 시설과 달리 정부 방역 대책을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콜센터만 해도 업무의 특성상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일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좁은 공간에 수많은 직원들이 붙어 근무하고 있어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불가능한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유연제 근무, 재택근무 등을 통해 직장 내 밀집도를 낮출 것을 권고해왔으나 이같은 정책은 고용주의 선택에 달려 있고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재택근무를 권장한다고 하지만 현장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구로 콜센터 집단발병 이후에도 방역당국은 뾰족한 대책 없이 유연제 근무나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물라는 기존 권고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원칙적으로 증상이 있는 분들은 가급적 출근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으나 물론 고용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긴 하다”며 “지침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