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이 미래 열쇠…SK 곽노정 "차세대 AI 메모리 성과가시화"

반도체의 날…SK하이닉스 은탑산업훈장 수상
곽노정 CEO "HBM 물량·양산 일정대로 추진 중"
AI 반도체 HBM 수요 더 증가…HBM3E이 대세
‘큰 손’ 엔비디아 잡아라…시장 지배력 지속 전망
  • 등록 2024-10-22 오후 6:45:29

    수정 2024-10-22 오후 7:54:21

[이데일리 김소연 조민정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글로벌 수요가 지속 됨에 따라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세계 최초로 HBM3E 대량 양산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지켜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1위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HBM과 관련한 출하, 공급 시기 등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차세대 AI 메모리 CXL, LPCAMM 등도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가시적으로 제품군 내놓고 있어 내년이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차세대 AI메모리 구체적 성과 나올 것”

22일 서울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곽 사장은 “반도체 산업은 많은 이들의 의심과 우려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며 “이제 새로운 50년을 위한 거대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어 정부와 각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곽 사장은 이날 기념식 환영사에서 “AI와 같은 미래 반도체 기술은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된다”며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적기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다양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용수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 반도체 전문 인력 공급 위한 연구개발(R&D)지원, 반도체 특별법의 조속한 재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이 22일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반도체산업협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최준기 SK하이닉스 부사장은 HBM3E 세계 최초 양산을 통한 기술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칩으로,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 업체들이 그랙픽저장장치(GPU) 수요에 따라 HBM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특히 5세대 최신 제품인 ‘HBM3E 12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더 벌리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업체 최초로 AI 반도체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에 납품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기술력을 입증하며 기술 리더십을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을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AI 빅테크 기업 눈높이에 맞춰 필수적인 속도, 용량, 안정성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6세대 HBM인 HBM4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AI 슈퍼 사이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미래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 수요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HBM4 12단 양산을 계획하고 있고, 2026년에 HBM4 16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 중이다.

“HBM 수요 더 늘어”…엔비디아 영향력↑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HBM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업체 입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되는 셈이다.

이날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AI 시대, 혁신과 기회’라는 주제로 ‘트렌드포스 로드쇼 코리아’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에이브릴 우 트렌드포스 수석 리서치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여전히 HBM 시장의 지배적인 선수로서 내년 HBM 수요의 73%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는 올해보다 높은 HBM 수요를 이어가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모시기’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브릴 우 트렌드포스 수석 리서치 부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트렌드포스 로드쇼 코리아’에 참석해 ‘HBM 기술의 급부상으로 본 메모리 산업 발전 동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우 부사장은 “내년 엔비디아의 최신 AI칩 ‘블랙웰’ 생산으로 5세대 HBM3E가 주도권을 잡아 평균 가격도 함께 상승할 것. 이는 수익성을 156% 증가시키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HBM의 평균 판매 가격(ASP)은 18% 증가해 수익성을 156%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D램 수익에서 30%를 넘어서며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HBM은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엔비디아로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 8단과 12단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수익성에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6년 만에 5조원대를 기록했고, 3분기에도 6조원대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내년에는 HBM시장에서 5세대 제품인 HBM3E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 부사장은 “엔비디아 블랙웰이 HBM3E 12단 제품을 대거 채택해 HBM3E는 내년 HBM 시장에서 85%를 차지하며 39%포인트 증가한다”며 “내년 이후엔 6세대인 HBM4 초기 샘플이 출시되며 (엔비디아 등이) 2026년 공식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SK하이닉스에 선두를 빼앗긴 삼성전자(005930)는 HBM4에서 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로보 치앙 트렌드포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자와 만나 삼성의 반도체 위기론에 대해 “지금은 삼성이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기술이 쇠퇴하는 게 위기의 주된 요인인데 당장은 해결하기 힘들겠지만 삼성은 한국의 가장 큰 기업인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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