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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오토 웜비어(22)의 사망으로 미국 내에서 북한 여행에 대한 위험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대학생인 웜비어는 지난해 1월 중국 여행 중 호기심에 닷새 일정의 북한 여행을 떠났다가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15년 강제노역형을 받고 억류됐다가 17개월 만인 엿새 전 송환됐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사망했다.
북한은 고립된 국가이지만 출입이 완전히 통제된 건 아니다. 오히려 비인기 지역을 선호하는 여행긱을 위한 여행사가 미국과 유럽, 중국, 호주 등지에 생겨나고 있다. 미국 관광객을 위한 미국 ‘우리 투어스’가 대표적이다. 북한을 가본 관광객도 ‘악마로 묘사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며 호평한다. 북한으로서도 외국인 여행객 유치는 핵 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전방위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의 주 수익원이다.
웜비어의 사망으로 북한 여행 제한 논쟁도 다시 불붙었다. 미 의회에선 지난달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를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애덤 스치프 의원이 낸 안이다. 여행객은 전면 차단하고 인권운동가에 한해 재무부가 북 방문을 승인해준다는 내용이다. 지지자들은 미국인의 위험을 손쉽게 줄여주는데다 북 당국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 내 미국인 여행객은 종종 억류됐다. 그러나 반대파에선 정부가 시민의 활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시민 개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하원에 출석해 정부가 북한 여행 제한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미 의회 내에서 북한 제재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초당파적 지지를 받아 왔다. 미 하원은 올 5월 초에도 북 제재 강화 안건을 지지 419 대 반대 1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