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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 “韓 영공 침범한 적 없어” 발뺌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주러시아 무관부를 통해 자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공식 입장을 보내왔다.
전날 초치된 러시아 차석 무관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러시아가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기 바란다”고 읍소했는데, 하루 만에 정반대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이다.
중국 측 역시 자국 군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한 것과 관련해 별도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방공식별구역이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에 진입하기 전에는 비행 목적과 경로 등을 해당 국가에 사전 통보하는 것이 국제관례다.
전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밝힌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다”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의 자유를 누린다”는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해석된다.
美 언론 “볼턴이 한국 찾은 날 러·중이 군사동맹 과시”
서구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러·중 양국이 미국에 군사동맹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에 방문한 날에 맞춰 군사적 시위를 했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은 “중국과 러시아가 상호방위조약 등 공식적 군사조약을 맺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군사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 측에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인용해 “경고사격을 하는 지점까지 진입하는 것은 보통 영공을 뚫겠다는 고의적 결정의 결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 주석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공개적으로 중국을 지지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9월 실시한 ‘보스토크 2018’ 훈련에는 중국과 몽골 군대가 참여했다. 당시 훈련은 30만명 병력과 군용차량 3만6000대, 군용기 1000대가 동원돼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