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양호 탈세 의혹' 한진그룹 관계사 이틀째 압수수색

조씨 3남매 공동대표인 트리온무역 등 10여곳 압수수색
조 회장 부인 이명희씨 공동대표 업체도 대상에 포함
압수수색 영장에 횡령·배임 혐의 적시
  • 등록 2018-05-25 오후 6:07:30

    수정 2018-05-25 오후 6:07:30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최정훈 권오석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수백억원대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진그룹 관계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부장 김종오)는 25일 오전 9시 30분쯤부터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 등 한진그룹 관계사 10여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일에는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을 비롯해 조 회장의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트리온 무역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원종승 대표와 총수 일가인 조현아·원태·현민씨가 공동대표를 맡은 면세품 중개업체다. 대한항공 스카이샵에 주류를 납품하는 이 업체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통로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이 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행세란 관계사의 거래 중간에 별다른 역할이 없는 총수 일가 소유의 업체를 끼워넣어 부당을 이득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맥주캔 통행세’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한 주류업체가 총수 아들의 회사를 끼워 넣어 캔당 2원의 통행세를 지급해 총수 아들 회사가 1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적이 있다.

미호인터내셔널은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면세품 중개업체다. 검찰은 한진 일가가 이 업체를 통해서도 트리온 무역과 같은 방식으로 통행세를 챙겼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영장에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적시했고 압수수색 대상에 이들 업체 대표의 주거지까지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은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조 회장과 4남매가 2002년 별세한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에게 해외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세금 탈루액은 5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2016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총수 일가의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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