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 CEO는 1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주맥주 ‘브루잉데이 2022’에서 ‘한국맥주 2.0, 비전과 포트폴리오’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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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이날 발표를 통해 “자체 편의점 맥주 구매성향 조사 결과 ‘4캔 1만원’ 혹은 ‘4캔 1만1000원’ 구매가 76.5%에 달하는 등 한국 맥주시장은 매우 독특하다”면서 “그간 국내에서 다양한 맥주가 탄생했지만 가격은 다양하지 않고 굿즈맥주(브랜드 협업 맥주)가 흥행했으나 굿즈맥주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가격 균일화와 다른 브랜드를 패키지에 입히는 수준의 무분별한 콜래보레이션이 결국 제품 균일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맥주는 이날 한국 맥주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와 함께 △캐주얼 △오리지널 △넥스트 3가지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캐주얼 라인’은 맥주를 문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제주맥주의 포부를 담았다. 외형만 바꾸는 굿즈형 맥주에서 나아가, 당대의 컬처 아이콘을 기민하게 담은 콘텐츠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맥주는 최근 힙합 레이블 연예 기획사 AOMG와 협업해 맥주 캔의 QR 코드로 소속 아티스트의 디지털 작업실을 경험할 수 있는 ‘아워 에일 컬렉션’, 젊은 MZ세대 사이 유행하는 성격 유형 MBTI를 맥주에 적용한 ‘맥BTI’ 상품을 캐주얼 라인으로 선보였다,
‘넥스트 라인’은 4캔 균일가 맥주 카테고리를 벗어나 ‘맥주를 미식의 주체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제주맥주는 넥스트 라인을 통해 연내 4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초콜릿·소금 등 식재료를 활용해 오크통에 숙성시키는 ‘배럴 F’, 와인 엔트리 유저를 겨냥한 스파클링 프루트(과일) 에일 ‘프루티제’, 소규모 양조 설비 스몰 배치를 활용해 제주에서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용감한 주방 프로젝트’와 ‘비알코올 맥주’ 등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제주맥주는 약 100년 역사를 가진 국내 라거 맥주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부드러우면서도 청량함으로 라거의 전형성과 제주의 하얀 파도를 표현한 신제품 ‘제주라거 Project(프로젝트) 001’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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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자본과 매출액은 각각 약 580억원과 28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33.8% 증가했다. 특히 자본의 경우 지난해 5월 기업공개(IPO)로 상장하면서 주식발행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 등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제주맥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약 72억원으로 1년 전 -44억원보다 손실폭이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이보다 큰 약 82억원으로 출범 이래 아직 손익분기점(BEP)을 넘기지 못하고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인 이른바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제주맥주의 경우 4년 연속 적자가 지속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그럴 경우 한국거래소 결정에 의해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조은영 제주맥주 COO는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제주맥주는 지속성장성을 강화해 나가면서 순차적 (사업 목표) 실현을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사업 확장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제시한 ‘캐주얼·오리지널·넥스트’ 세 가지 방안을 참고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