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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2020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2분기에 1910만달러(225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며 약진하고 있다. 1분기 모금액에 비해 무려 세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금까지 모금액을 밝힌 민주당 주요 후보들 중에서 워런보다 많은 자금을 모은 건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시장 2480만달러, 조 바이든 전 부통령 2150만달러뿐이다. 워런과 함께 유력 후보로 꼽히는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1200만달러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1820만달러를 각각 모금했다. 민주당 후보들의 구체적인 선거 자금 규모는 이달 15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할 예정이다.
워런 상원의원은 고액 기부자들을 거부하고 소규모 유권자들에게 접근한 이른바 ‘풀뿌리 모금’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2분기 워런 의원에서 기부한 사람은 총 38만4000명으로 평균 기부금은 28달러(약 3만3000원)였다. 또한 이중 80% 이상이 최초 기부자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총 44만2000명이 워런 캠페인에 기부했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풀뿌리 모금을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며 “이것은 정부와 민주주의가 부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미국시민) 모두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라 밝혔다.
워런 의원이 지난 3월 풀뿌리 모금 계획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다른 선거캠프에서는 막대한 선거비용을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워런 선거캠프 재정 담당자가 지난 3월 사퇴하기도 했다.
워런 상원의원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공약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워런은 1월 출마 선언 이후 5개월간 교육·복지·세제·주택·사법개혁·자원개발·외교 등 각 분야 공약을 20여개 발표했다. 매주 1개꼴이다. 다른 후보들은 4-5개 정도만 발표한 것에 비해 비교되지 않는다.
연소득 10만달러 이하 가구 대학생 자녀에 대해 학자금 대출을 5만달러까지 탕감해준다는 공약은 특히 관심을 모았다. 연방 빈곤 수준 200% 미만의 소득이 있는 가구 아이들을 국가가 무상보육 해줘야 한다는 전면적 보편 복지도 내세웠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지지율도 두 배 가까이 뛰고 있다. 2일 공개된 CNN 여론조사를 보면 워런 의원의 지지율은 15%로 바이든 전 부통령 22%, 해리스 의원 17%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CNN의 직전 여론조사(5월) 때보다 8%포인트 뛰었다.
한편에서는 강한 진보정책, 여성, 엘리트 출신 등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워런 의원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폴리티코는 70세의 나이로 젊은 신인도 아니고, 개인적 카리스마도 낮게 평가돼 중도층과 저학력 블루칼라, 유색인종에선 워런의 지지가 잘 확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